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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십니까] 운전 중 흡연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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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발생률과 간접흡연으로 인한 폐해를 줄이기 위해 운전 중에 흡연을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최근 운전 중 흡연을 금지토록 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현행법상 운전자 준수사항에 자동차 운전 중 흡연 금지 규정을 신설하고 위반 시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과 동일하게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했다. 이에 전문가의 찬반 의견을 들어본다.

찬-교통사고 예방 위해 운전자 주의 집중 중요
최두환 도로교통공단 교수


교통사고는 도로교통의 3대 구성요인인 운전자와 차량, 도로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하는데 교통사고의 대부분은 인적요인과 운전자의 잘못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운전자의 올바른 운전행동이 중요하다. 운전행동은 ‘정보 인지→예측 판단→조작 처리’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운전 중 대부분의 ‘정보 인지’는 주로 시각에 의존해 획득되며, 운전자 판단의 90%는 운전자의 시각정보를 기초로 한다는 점에서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운전자의 주의집중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운전 중에는 움직이는 차 안에서 사물을 주시해야 하기에 집중하기가 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과속을 내면 시야의 범위는 더욱 좁아져 사고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또한, 움직이는 물체를 보거나 움직이면서 사물을 볼 때 눈의 초점을 맞추기까지 0.5초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고, 운전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주변상황을 파악해야 하고 전후방을 관찰하는 등 주행에 필요한 여러 가지 행동을 해야 하므로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바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바로 이 같은 점에서 운전 중 흡연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안전운전을 방해하는 행위로 사고를 초래할 위험성이 높다고 하겠다.

간혹, 일각에서는 장거리 운전에서 졸음을 쫓기 위한 흡연은 사고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도 아니며 껌을 씹는 등 다른 대안이 얼마든지 있다는 점에서 잘못된 것이다.

찬-다른 車 운전자에도 치명적 피해 끼칠 수 있어
이영자 한국금연운동협의회 기획실장·연세대 간호대 겸임교수


최근 ‘운전 중 흡연금지법안’이 발의됐다. 반가운 일이다. 2005년에도 한 국회의원이 발의한 바 있으나 심의조차 하지 못하고 폐기된 바 있다.

차 안에서의 흡연 금지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동승자에 대한 간접흡연의 피해 방지와 사고 방지의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시행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 연구팀에 의하면, 흡연자의 자동차 속 니코틴 농도가 흡연레스토랑이나 술집보다 1.5배 더 높아 간접흡연의 위험이 대단히 심각하다고 한다. 차 안에서의 간접흡연, 특히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이미 오스트레일리아, 인도의 뉴델리, 미국의 여러 주, 캐나다, 영국, 두바이 등에서 운전 중에는 흡연할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운전 중 주의산만’에 의한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4∼5년 전 트럭 운전사가 담뱃불이 팔뚝에 떨어져 당황해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차와 정면 충돌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운전 중 담배를 갑에서 빼내기 위해, 담배에 불을 붙이기 위해, 재를 털기 위해 일시적으로 집중력이 산만해진다. 이는 1∼2초간 눈을 감고 운전하는 것과 같이 대단히 위험한 행위다. 운전 중 흡연은 사랑하는 내 가족이나 동승자에게 강제흡연을 뜻하며, 동시에 억울한 사고 피해자를 만드는 것이고 다른 차 운전자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끼칠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행위다. 2007년부터 영국에서는 집안에서도 흡연금지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운전 중 흡연은 이보다 먼저 법제화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자신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운전 중 흡연금지’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반-헌법이 정한 행복 추구권 지나치게 침해 
정경수 한국담배소비자협회 회장


자동차 운전 중 흡연을 금지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운전 중 흡연은 동승자의 간접흡연을 유발하고 교통사고를 일으켜 다른 차량에도 위험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사적 공간인 자동차 내까지 흡연을 금지하는 것은 공익을 목적으로 대중교통수단에 흡연금지를 시행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별개의 문제로 헌법이 정한 행복추구권과 사생활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 법안은 운전자만을 흡연금지 대상으로 해 운전기사를 고용하는 일부 고위층 및 부유층은 자유롭게 흡연할 수 있는 반면, 대부분 자가운전자인 서민이 직접적인 규제대상이 되므로 국민 간의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

그리고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운전 중 흡연행위를 처벌한다면 운전 중 화장을 하거나 커피 등 음료수를 마시는 행위, 동승자와 잡담을 하거나 애완동물과의 장난 등도 안전운전을 심각히 방해하는 행위로 같이 처벌대상이 돼야 할 것이다. 특히, 안전운전에 도움을 주는 차량용 내비게이터 조작이나 라디오 주파수 선택, 에어컨 조작 등 운전 이외에 손으로 하는 모든 행위를 금지시켜야 하지 않을까.

법안의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개인의 사적인 공간까지 법으로 정해 정부가 통제하려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처럼 벌금 20만원 운운하며 흡연자를 핍박하는 통제, 규제 일변도의 무책임한 입법보다는 흡연자 스스로 먼저 흡연 에티켓을 지키도록 흡연예절 캠페인 등이 선행됐으면 한다.

반-국가가 개인의 생활영역 직접 개입 안 돼
김웅규 국민대 법과대 교수


‘운전 중 흡연금지법안’은 몇 가지 우려할 만한 문제점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첫째, 운전 중 흡연을 처벌하는 것은 헌법 제10조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에 대한 자유권의 과도한 제한이다. 일반적 행동의 자유권은 근래 헌법재판소가 지속적으로 그 권리성을 판결을 통해 인정하고 있다. 물론 헌법 제37조에 따라 국가안전보장, 사회질서, 공공복리를 위해 흡연권은 제한될 수 있고, 더 높은 가치를 가진 기본권과 충돌할 때에도 제한될 수 있지만, 고의로 공익이나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스스로 즐거움을 향유하는 결과인 흡연을 국가가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과거 개인의 자유 억제를 전제로 한 국가주의의 한 발현인 것이다.

둘째, 오늘날 법규범의 본질은 통제규범에서 자율적 행위규범으로 변화되고 있고 변화돼야 한다. 국가는 가급적 개인의 생활영역에 직접 개입하거나 조정해서는 안 된다. 문제의 해결에 당사자가 직접 참여하고 결과를 수용하는 자율적인 통제를 지향해야 하며 결과적으로 개인의 자유로운 권리의 행사와 그에 따른 자발적 책임의 형태로 법률이 제정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자율적 행위규범인 것이다. 운전 중 흡연을 금지하려는 목적은 벌금을 통한 통제적 방법의 법률로써 달성할 것이 아니라, 흡연이 주는 폐해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캠페인 혹은 보험계약이나 보험금 지급에서의 가중적 요건 설정 등의 방법을 통해 국가의 개입이나 조정 없이 국민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

정리=황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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