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발언'으로 미국 쇠고기 수입업체로부터 거액의 소송을 당한 배우 김민선을 둘러싼 논란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가운데, 동료 배우 정진영이 김민선을 질책한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에게 공개서한을 띄워 눈길을 끈다.
앞서 전 의원은 1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연예인의 한마디-사회적 책임 있다"라는 제목으로 "공인인 연예인들은 그 영향력이 남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한마디'에 늘 '사실에 기초하는가?'라는 매우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진영은 12일 인터넷 언론사 '오마이뉴스'를 통해 "'사실 잘 모르는' 연예인 입조심 하라? 전여옥 의원님, 배우도 권리가 있습니다"라고 반박했다.
정진영은 "의원님의 말씀이 '잘 알지 못하면 잠자코 있어라'라는 말로 들려 그것은 참으로 문제가 있는 논리라는 생각이 들어 쓰는 글"이라며 "잘 알지 못하면 알려고 노력해야 하고, 최소한 자기가 아는 만큼의 발언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전문가가 아니면 말하지 마라. 잘 모르면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소통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는 병들고 시들어가는 반문화적인 언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쇠고기 수입에 대한 김민선의 발언에 대해서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한 시민으로서의 견해이며, 허위사실 유포가 아닌 자신이 먹을 것이 위험할까 걱정된다는 정당한 우려였다"고 옹호했다.
김민선은 지난해 5월 자신의 미니홈피에 "머릿속에 숭숭 구멍이 나서 나 자신조차 컨트롤하지 못하는 모습은 상상하기도 싫으며 그렇게 되어선 절대 안 된다.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로 수입하다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고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을 맹비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정진영은 "이미 일 년이 지난 일이고, 대개의 '사실'들이 밝혀졌다. 정부에서 쇠고기 수입과정에서 주무부처의 실수를 인정했고, 성급한 협상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를 받아들여 이런저런 행정상의 추가 보완조치도 취했다. 영향력이 막강하므로 연예인을 공인으로 봐야 한다는 의원님의 논리를 차용하자면, 시민의 우려가 '사실'이었다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정진영은 전 의원이 강조하는 이른바 '사실'이라는 것에 대해 회의감을 드러냈다. 그는 "광우병 쇠고기에 대해 작년에 많은 전문가들의 논란이 있었다. 과학적 사실이란 것은 접근에 따라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기에 항상 논란거리다"라며 "누구의 말이 맞는지 판별할 과학적 지식을 일반인은 갖고 있지 못하다. 시민에게 사실의 기초를 확인하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 사실을 알려주어야 하며 그것이 진짜 공인인 의원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정진영은 "글을 쓰기 전에 김민선 씨와 통화하면서 괴롭겠다며 위로를 했더니 '뭐 어쩌겠어요 가만히 있어야지요'라는 말을 했다"며 "최소한의 자기 방어를 할 수 없는 어린 후배였다. 그녀가 최근 겪고 있을 심리적 공황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너무 엄혹한 충고를 주신 게 아닌가라는 야속함이 든다. 그런 충고는 한 여배우에게 주지 마시고, 진짜 공인들에게 주시기 바란다"라고 권고했다.
[디시뉴스 나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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