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적이며 쉽게 다가오는 남자
다른 여자에도 똑같아 경계해야
28살 수연씨는 지난 금요일 선배의 요청으로 소개팅을 나갔다. 상대는 꽃등심처럼 비싸 보이지는 않지만 삼각김밥처럼 저렴한 느낌도 아닌 적당한 정도의 남자였다. 요즘 유행하는 꽃미남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성격 밝고 유쾌한 남자라는 느낌이 드는 사람이었다. 남들 다하는 첫 데이트처럼 차 마시고, 밥 먹고 헤어지려는데 남자가 그냥 헤어지기가 아쉽다며 “날도 더운데 맥주나 한잔 하자”고 제안했다. 더운 여름, 그것도 금요일 저녁이라 집에 가봤자 어차피 일도 안 되고 TV나 볼 것 같아 그러자고 하고 맥주를 마시러 갔다. 분위기는 생각보다 좋았다. 매너도 깔끔하고, 말이 지나치게 많지도 않으면서 재미도 있고 이 정도면 최근 했던 소개팅 중에 가장 좋은 느낌이었다.
가볍게 맥주를 한잔하고 헤어지려는데, 이번에는 남자가 끝까지 집에 바래다 주고 싶다고 한다. 한사코 거절해도 “사람 성의 무시하냐”는 남자의 반 협박에 결국 집까지 함께 가기로 했다. 집 앞에 도착한 남자는 “덕분에 오늘 너무 즐거웠다. 만약에 안 나왔으면 평생 후회할 뻔했다”고 말하며 수연씨에게 갑자기 기습 뽀뽀를 한다. 수연씨는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남자가 싫지는 않다. 정말 이 남자는 그만큼 수연씨를 사랑해서 그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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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길 듀오 대표연애강사 |
연애상담을 하다 보면 이따금씩 여성들로부터 이런 질문들을 받는다. “처음 만난 남자가 사랑한다고 하면 그 말은 진심일까요?”, “처음 만난 날 스킨십을 시도하는 남자의 마음은 뭘까요?” 등이다. 남자의 이런 행동을 의심은 하면서도 자신에게 우호적이고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남자에게 이왕이면 좋은 점수를 주게 되고 조금씩 흔들리는 것이 여자들의 마음이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그 남자에 대한 좋은 말을 해주기를 바라지만 미안하게도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그 남자의 마음이 진심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과연 그 남자가 이런 행동을 나한테만 하겠느냐, 다른 여자에게도 하겠느냐’이다.
첫 만남에 사랑을 속삭이거나, 스킨십을 시도하는 막시무스 뺨치는 ‘용기’를 가진 남자들은 내가 아닌 다른 여자에게도 그런 ‘객기’를 부릴 확률이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그것이 진심이라도 할지라도 한 사람에게만 하는 것이 아닌 이상 그 ‘진심’이라는 것도 결국 ‘복제된 진실’에 불과할 뿐이다.
쉽게 다가오는 남자는 다른 여자에게도 쉽게 다가가고, 쉽게 허락하는 여자는 다른 남자에게도 쉽게 허락한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어떤 사람이든지 쉽게 얻은 것은 그만큼 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함께 기억하기를 바란다.
듀오 대표연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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