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만 국방차관은 2일 “국방부 방침은 (HHOP 보증은) 불가하다는 것”이라며 “법을 떠나 상식적으로도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최근 미군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5월30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주한미군기지 이전협상과 관련해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한국 정부의 관심과 해결을 촉구하고, 이상희 국방장관은 “관련 부처에서 법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답한 뒤 나온 우리 정부의 첫 공식 입장이다.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 관계자는 “국방부가 법제처 회신과 용산기지 미군 숙소 건설 사례 등을 종합 검토한 끝에 불가하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안다”면서도 “지난달 중순 한미 정상회담에서 게이츠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또다시 이 문제를 언급한 뒤 청와대에서 재검토 지시가 내려와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전했다.
HHOP는 평택 미군기지 내에 민간자본이 투자해 미군가족 숙소를 설계·시공하는 것으로, 미국 군용주택 전문 개발업체인 피너클 주도로 자금조달은 메릴린치·뱅크오브아메리카 은행 등이, 설계와 시공은 삼성물산이 맡았다.
이들 컨소시엄 HFC(험프리 패밀리 커뮤니티)는 건축면적 3만6133㎡, 연면적 7만6210㎡에 1단계로 2012년까지 1400여가구를, 2단계는 2014년까지 1000여가구를 짓는다. HFC는 HHOP사업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하며, 입주한 미군과 미군 가족은 HFC에 임차료를 지불하게 된다.
그런데 HFC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최소 45년간 아파트 운영 및 관리권을 요구하자, 미측이 15년만 인정하고 나머지 30년은 한국 정부에 임차료를 보장하라고 요구해 마찰을 빚었다. 계약당사자인 HFC와 미군이 해결할 문제이지, 아무 관련없는 한국 정부에 떠넘길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무리한 요구’라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이 같은 요구는 용산기지 내 주택 331채에 대한 대체주택 비용만 한국이 부담하기로 한 용산미군기지 이전협정에도 위반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평택 미군기지 내 HHOP는 미군에 공여된 땅이다. 미국 땅에 미국 건물 짓는데 한국정부에 보증을 서라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한마디로 무례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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