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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한가족 시대 3부 지구촌 가족] ⑩ 외환은행 나눔재단 ‘다문화가정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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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6-30 21:51:12 수정 : 2009-06-30 21: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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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잘 산다” 격려에 눈물도 설움도 ‘싹∼’
집안 일에 치매 시할머니 병수발까지… ‘착한 며느리’


# 2004년 몽골에서 충북 충주시로 시집온 다시제베그 솝다(37·사진)씨는 시조모(95)와 시부모(70)를 모시고 2명의 자녀와 함께 산다. 몽골에서 사범대학 의상학과를 졸업하고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솝다씨는 펜팔을 통해 남편(40)과 사귀다 안정적인 삶을 포기하고 한국을 선택했다. 그러나 그의 결혼생활은 쉽지 않았다. 남편은 약간의 지적장애가 있었고 집안도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었다.

시조모는 얼마 후 중풍과 치매를 앓기 시작하다 2005년부터 대소변도 못 가리게 됐다. 솝다씨는 집안일과 자녀 양육, 시조모 수발 등으로 힘든 생활이 계속됐고 눈물을 흘리는 날이 많아졌다. 그럴 때마다 몽골에 사는 솝다씨의 어머니는 전화로 “너도 나중에 할머니가 될 거야. 아무리 힘들어도 시어른을 최선을 다해 정성껏 모셔야 한다. ”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도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이주여성들의 도우미’

# 1994년 베트남에서 대전으로 시집온 유미연(베트남 이름 유엔 트이 투옅)씨는 봉사를 생활화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대학을 졸업한 유씨는 2005년 한국어능력시험 4급에 합격하고 이듬해 가정폭력상담사 자격증을 딴 뒤 다른 결혼이주여성들에게 한글지도와 상담을 하고 있다. 특히 유씨는 독학으로 운전면허증을 취득한 뒤 교통이 불편해 다문화센터 등에 오지 못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해 중고차를 구입해 도움을 주고 있다. 봉사하는 삶이 너무 행복하다는 유씨는 도움이 필요한 결혼이주여성이 있으면 낮이든 밤이든 상관없이 어디든 찾아간다.

일본인 홀어머니 밑서 공부도 봉사도 척척… ‘모범생 딸’

# 정정화(16·충남 천안시)양은 2005년 아버지를 여의고 일본인 어머니와 오빠,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정양 가족은 어머니가 일본어 강사를 하고 있지만 수입이 그리 많지 않아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됐다. 

정양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중학교 성적이 상위 6% 이내일 정도로 공부를 잘해 높은 경쟁률에도 지난해 충남외고 일본어과에 합격했다. 

정양은 입학 후 자신도 어려운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 다양한 봉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 청소년적십자연맹(RCY) 등 교내 봉사동아리에 가입한 정양은 노인시설과 복지관을 찾아 노인들에게 말벗을 해주고,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찾아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예체능에도 두각을 나타내 학교스포츠 클럽 배드민턴대회 선수로도 출전하고, 오카리나 연주도 수준급이어서 학교 축제 때 선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거행된 ‘외환다문화가정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환하게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환은행 나눔재단 제공
외환은행 나눔재단이 지난 24일 ‘외환다문화가정대상’ 시상식을 가졌다. 이 행사는 다문화가족의 복지 향상과 우리 사회의 다문화가족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시상식에서 솝다씨는 대상을 받았고, 유씨는 사회봉사상 본상을, 정양은 청소년봉사상 장려상을 각각 받았다. 이밖에도 필리핀에서 시집온 이영미(필리핀 이름 마르티스)씨 등 15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행정·교육기관, 다문화 관련 단체 등의 추천을 받은 187명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선정된 수상자들은 대상 1000만원, 본상 800만원, 장려상 300만원의 상금과 부상으로 고국 방문 또는 현지 가족 한국 초청 비용으로 500만원 이내에서 실비로 지원받게 된다.

솝다씨는 “상을 받게 되어 너무 기쁘다”며 “앞으로 더욱 정성을 다해 시할머니와 시부모를 모시며 살아가라는 격려의 상으로 알고 용기를 갖고 살겠다”고 말했다.

2005년 금융권 처음으로 설립된 나눔재단은 소외계층 봉사활동과 아동복지시설 지원, 국내 외국 유학생 장학생 선발 등 다양한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 특히 나눔재단은 지난해부터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나눔재단은 지난해 경기도 안산시 청소년수련관이 주관하는 다문화가족 청소년 교육프로그램과 결혼이주여성 가운데 보건소 우수통역요원 17명을 선발해 모국방문 사업을 각각 지원했다. 2007년 8월에는 3000만원을 들여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이 많이 사는 부천 등 9개 지역 소규모 도서관에 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몽골 책을 기증하기도 했다.

나눔재단은 지난 1월부터 전북 전주지역의 한·베트남 다문화가족 20가구를 선발해 한글교육과 계절별 테마여행 등 맞춤형 유아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나눔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결혼이주여성이 참여하는 모국어로 쓰는 ‘한국살이 체험단 수기 공모’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다문화기획팀=신진호·김형구·김준모 기자 multicultu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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