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알몸 투시안경 "속지 마세요"

<중국산 투시안경을 판매하던 인터넷 쇼핑몰 '누드 글라스'>

  국내 유통이 확인된 중국산 '알몸 투시안경'이 구매자들의 피해사례가 속속 공개되는 가운데 인터넷 쇼핑몰까지 자취를 감춰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중국에 본사를 둔 투시안경 제작업체 '아이글라시스 테크닉'은 한국어로 된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하고 일명 '누드 글라스' 판매에 나섰다.

  '전국의 늑대들을 위한 희소식'이란 노골적인 광고문구를 내세운 해당 업체는 "적외선을 가시광선으로 변환하는 특수 필터를 이용해 옷에서 반사된 가시광선은 차단하고 피부에서 반사된 적외선만을 인식하는 원리로 안경이 작동한다"고 소개했다. "수영복 같은 나일론 재질은 75%까지 투시가 가능하다"며 실제 투시안경을 사용한 여성들의 나체사진까지 공개, 남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불만족시 즉시 환불'이라는 약속까지 내건 '누드 글라스'는 선글라스형과 안경형, 뿔테형 3가지 형태로 판매됐으며 가격은 개당 18~25만원에 거래됐다. 이메일 등을 통해 국내 유통을 적극 홍보한 '누드 글라스'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끌며 주요 포털사이트의 인기 검색어까지 올랐다. 지난 14일까지 쇼핑몰이 공개한 구매자만 850여명에 이르렀다.

<투시안경의 사기 가능성을 지적한 tvN '리얼스토리 묘'의 방송화면>

  그러나 전문가들은 '누드 글라스'의 기능에 의문을 제기했다. "적외선을 가시광선으로 변환하거나 맨눈으로 적외선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은 현재 기술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앞서 케이블채널 tvN의 '리얼스토리 묘'에서도 투시안경의 사기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다. 제작진이 중국 판매자에게 직접 구입한 투시안경이 실제로는 평범한 선글라스에 불과했으며, 홈페이지에 공개된 투시 사진들도 대부분 초보적인 수준의 합성사진들이었던 것.         

  때문에 주요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완전히 속았다, 엑스레이 사진처럼 라인만 보이는데 그마저도 흐릿하다', '구입한 친구가 빌려줘서 써봤는데 가짜였다'는 피해사례가 속속 공개되고 있다. 14일 저녁부터는 해당 쇼핑몰의 접속마저 끊겼다. 이날 오후 입금확인을 요청하는 글이 20여개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피해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투시안경의 국내 유통과 관련한 네티즌들의 의견>

  이에 일부 여성 네티즌들은 '광고만 믿고 투시가 실제로 가능하다고 생각한 구매자들이 어리석다', '여성들의 몸을 훔쳐볼 생각에 돈을 입금했으니 피해를 당해도 마땅하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많은 네티즌들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부추겨 희대의 사기극을 벌인 판매자의 잘못이 가장 크다'며 '더 이상 피해자가 없도록 경찰의 빠른 수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디시뉴스 권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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