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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코미디 버전 ‘추격자’…영화 ‘거북이 달린다’

입력 : 2009-06-02 15:12:42 수정 : 2009-06-02 15: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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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닷컴]

영화 ‘거북이 달린다’는 느리다는 이미지의 ‘거북이’와 범인을 쫓는다는 의미의 ‘달린다’가 결합되어 만들어졌다. 범죄 없는 조용한 마을 충남 예산이 배경으로, 갑자기 나타난  탈주범(정경호 분)과 그에게 자존심을 구긴 시골형사 조필성(김윤석 분)의 한판 승부를 그린 영화다.

영화 ‘추격자’에서 카리스마 있는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며 남우주연상 6관왕에 올랐던 김윤석이 또다시 형사 역을 맡아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때문에 '거북이 달린다'는 전작 '추격자'와 자주 비교되었고, 언론시사회의 기자회견에서도 두 영화를 비교하는 질문 또한 빠지지 않았다. 

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거북이 달린다’의 언론시사회장에서 김윤석은 이 영화를 택한 이유에 대해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와 상황이 주는 코미디가 훌륭했다”며 “사람이 일부러 웃기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코미디와 드라마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곡예하는 듯해 신선한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농촌 액션’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장르적 관습에 충실하며 적잖이 우스꽝스럽고 순박한 장면들로 웃음을 유발한다. 김윤석은 과거의 화려한 액션과 넘치던 카리스마는 온데 간데 없고 범인에게 숱하게 당하는 굴욕 장면들을 연출한다. 주연 배우들은 물론, 극중 조필성의 막역한 친구 용배로 등장하는 신정근을 비롯해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조연 배우들의 천역덕스러운 연기 또한 돋보였다.

그러나 끊임없이 제기되어 온 김윤석의 전작 ‘추격자’와의 비슷한 캐릭터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남았다. 공교롭게도 ‘추격자’에서 출장안마소를 운영하는 ‘중호’는 전직 형사이며 ‘거북이 달린다’의 ‘조필성’ 역시 탈주범을 놓쳐 형사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전직 형사’의 모호한 신분으로 범인을 쫒는다는 공통점과 김윤석이 보여주는 연기의 폭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화려한 액션신과 볼만한 난투극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일 수도 있겠다. 영화는 좌충우돌 난투극을 벌이는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면서도 주인공 ‘중호’가 범인에게 손가락이 잘리는 장면 등을 적나라하게 연출하면서 반은 코미디로 반은 과격한 폭력으로 버무려진다.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은 영화 안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으나 드라마가 주는 디테일은 인물들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한다.

김윤석은 “촬영지였던 충남 예산이 사과로 유명한 곳이다. 영화를 통해 여러분께 달콤한 사과를 드리고 싶다”며 “영화를 보시고 나서 맛있는 잘 익은 사과를 골랐구나, 만족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연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어떤 사과의 맛을 느끼게 될까. 6월 11일 개봉된다.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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