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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지구상엔 없는 혁신적인 신약 곧 선보입니다”

입력 : 2009-05-05 21:13:05 수정 : 2009-05-05 21: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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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상장 신약개발社 ‘렉산’ 창업자 안창호씨
미국 워싱턴 DC 인근의 메릴랜드주 바이오 벨트에 소재한 신약 개발 회사인 렉산(Rexahn)의 항암제, 중추신경 치료제, 성기능 개선제 등의 개발 작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한국계인 안창호 렉산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5월 뉴욕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렉산을 상장한 데 이어 2011∼12년 출시를 목표로 세계 최초의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과 세계 신약 개발 시장을 선도하는 안 대표를 만나 글로벌 기업인의 성공 스토리와 향후 비전 등을 들어봤다.

“뉴욕 증권시장에 상장된 렉산은 러셀 3000지수에 포함돼 미국 내 3000개 우량 기업 중의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렉산은 조만간 세계 굴지의 제약 회사와 제휴해 신약이 출시되는 대로 공동 판매에 나설 계획입니다. 지구 상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 최초의 신약 개발에 나선 렉산의 내재 가치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임상 실험 등 신약 개발 작업이 순조롭게 진척되고 있습니다.”

약리학 박사 출신의 안창호(57) 렉산 대표는 최근 미국 바이오 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메릴랜드주 락빌에 위치한 렉산의 회의실에서 기자와 만나 지구촌에 획기적인 신약을 선보일 날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렉산은 현재 항암제인 아르켁신(Archexin), 중추신경 치료제인 세르댁신(Serdaxin), 성기능 장애 치료제인 조락셀(Zoraxel)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허가를 받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실시되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은 3단계로 구분되며, 이들 제품들은 임상 2상 실험의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 이는 곧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은 임상 2상 때보다 더 많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부작용이 적고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절차이다. 임상 3상까지 끝나면 FDA의 승인 절차를 거쳐 신약 판매가 이뤄진다.

안 대표는 “최근 다국적 제약 회사가 렉산과 제휴 협정을 체결키로 한 것은 렉산이 개발 중인 신약의 가치가 크다는 점을 인정했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그러나 렉산과 계약할 제약회사의 이름을 협약의 비밀준수 사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신약 개발은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사업이다. 약을 개발하는 데 오랜 기간이 걸리고,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견돼 장기간의 시간과 투자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기존의 약을 대체할 새로운 약을 만들어내면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천문학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안 대표는 최초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국제 신약 개발 시장에서 렉산이 내세우는 경쟁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의 신약 개발 회사 렉산의 안창호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지난해 5월 9일 미국증권거래소(AMEX)에서 렉산의 상장을 기념하는 오프닝 벨을 타종하고 있다.
렉산제공
“렉산은 기존의 효능을 향상시키는 약이 아니라 혁신적인 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장에서 기존의 약들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을 선도하는 약을 만들고 있어요. 게다가 한 가지 약이 여러 가지의 질병 치료에 적용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렉산이 개발 중인 항암제 아르켁신은 암 세포의 증식과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신호전달체인 AKT를 죽임으로써 암 세포가 죽도록 만드는 약입니다. 이런 암 치료제로는 세계 최초입니다. 세르댁신은 신경세포 보호 작용과 우울증 치료 효능을 동시에 갖고 있어서 신경 세포가 파괴돼 발생하는 우울증을 동반한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의 치료에 새로운 장을 여는 약으로 개발될 예정입니다.”

렉산이 기본적으로 미국 기업이라는 점도 장점 중의 하나라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미국은 세계 제약 시장의 50%가량을 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시장에서 신약이 인정을 받으면 세계 시장의 50%에 자동 진출하며, 나머지 50%의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기가 쉬워집니다.”

안 대표는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뒤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는 다시 네브래스카주의 크레이튼대 약대를 졸업했고,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약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에모리대에서 박사후과정을 밟았다. 그는 미국 연방 국립보건원(NIH)의 국립 암 연구소(NCI) 연구원과 FDA 수석 심의관 및 연구실장을 거치면서 암 연구의 권위자로 명성을 쌓았다.

안 대표는 또 미국, 일본, 유럽이 참여하는 국제 신약개발제도 통합회의(ICH)에서 미국 정부를 위해 신약 심사 분야 지침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 상을 받기도 했다. FDA 재직 중에는 7개 신약 개발 지침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 정부 내 대표적인 항암제와 유전체 의약품의 전문가로 각광받던 안 대표는 2001년 FDA를 떠나 렉산을 설립했다. 렉산에는 안 대표와 함께 KT&G, 종근당, 온누리 약국 약사들이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안 대표는 오송 국제 바이오 엑스포 해외조직위원장, 한미 바이오 비즈니스 포럼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미국 내 한국계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워싱턴 포럼의 핵심 멤버로 활약하는 등 한미 양국의 가교 역할을 하는 데도 적극 앞장서고 있다. 안 대표는 한국의 신약 개발 산업 발전 방안에 대해 이렇게 충고했다.

“한국이 1993년부터 바이오 제약 분야를 국가 기간 성장 산업으로 육성하려 했지만 지금까지 세계적인 신약을 내놓지 못했어요. 국가 기간 산업이 되려면 수출 규모가 100억달러에 이르고, 고용 인원이 20만명을 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현재와 같이 연구 지원 자금이나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형태를 탈피해야 합니다. 신약의 주인이 한국 회사이면 되지 한국 회사가 한국에서만 신약개발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 발상의 전환으로 정부와 민간 자본이 참여해 약 5조원의 신약 개발 펀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 펀드로 미국 FDA로부터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임상 실험 중인 신약을 매년 매입, 이를 개발하고 허가받아 세계 시장에 수출하면 투자금의 몇 배를 회수할 수 있어요. 이런 방식으로 10년 정도 노력하면 100억달러 수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안 대표의 부인 조인옥(56)씨는 서울대 간호대학을 졸업했으며 미국에서 NIH, 에모리의대, 오하이오 의대 등에서 임상 간호사 등으로 일했다. 안 대표 부부는 데이비드(25)와 마이클(16) 등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안창호 렉산 CEO 약력

▲서울대 약대 졸

▲미국 크레이튼대 약대 졸

▲오하이오 주립대 약리학 박사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암연구소 연구원

▲식품의약국 수석 심의관

▲식품의약국 연구실장

▲렉산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메릴랜드주 출신의 톱25 CEO로 선정(가제트 뉴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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