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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불황에 버려진 악어 치바현경찰 제공 |
3일 오전 11시쯤 일본 치바현(千葉?) 아사히시(旭市)의 민간동물훈련소인 ‘얼티메이트 애니멀 시티’앞에 1.5미터 크기의 악어 한마리가 자루에 담겨 버려져 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자루에는 “일자리를 잃어 보살필수 없다”는 내용의 편지가 함께 들어 있었다.
훈련소에 따르면 이 악어는 동남 아시아 원산의 샴 악어이며, 발견 당시 입은 수건과 접착테이프 등으로 묶여져 있었다. 훈련소에 직원이 없었던 2일 저녁부터 3일 아침 사이에 누군가 버려놓고 간 것으로 보인다.
동봉된 편지에는 “3월에 일자리를 잃었다. 돈이 없어 이 녀석을 더 이상 기를 수가 없게 됐다. 어떻게 해보려 해도 할 수 없었다. 이 녀석의 이름은 겐이다. 잘부탁한다”고 쓰여져 있었다.
샴 억어는 다 자라면 크기가 3미터 정도나 된다. ‘멸종위기야생동물보호워싱턴조약’(CITES)에 의해 국제 상거래가 금지돼 있다. 훈련소측은 이 악어를 키우려면 먹이값은 월 1000엔 정도에 불과하지만 사육용 케이스를 보온할 전기값이 1만5000엔 정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악어는 현재 경찰에서 경찰견용 케이스에 넣어 보호중이며, 동물보호법 저촉가능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훈련소 대표 겸 동물 작가의 판쿠 마치다씨(40)는 “처음에는 인근 농가에서 야채라도 두고 간 것으로 생각했다. 편지을 보고 (주인의) 고민을 알게 됐지만 훈련소로 반입하는 것은 곤란하다. 안이하게 동물을 버리는 것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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