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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못기른다" 애완 악어까지 버려

입력 : 2009-05-04 10:47:33 수정 : 2009-05-04 10: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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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불황에 버려진 악어          
치바현경찰 제공
 일본에서 불황이 깊어지면서 사육비 부담 때문에 애완용 동물을 버리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3일 오전 11시쯤 일본 치바현(千葉?) 아사히시(旭市)의 민간동물훈련소인 ‘얼티메이트 애니멀 시티’앞에 1.5미터 크기의 악어 한마리가 자루에 담겨 버려져 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자루에는 “일자리를 잃어 보살필수 없다”는 내용의 편지가 함께 들어 있었다.
 
 훈련소에 따르면 이 악어는 동남 아시아 원산의 샴 악어이며, 발견 당시 입은 수건과 접착테이프 등으로 묶여져 있었다. 훈련소에 직원이 없었던 2일 저녁부터 3일 아침 사이에 누군가 버려놓고 간 것으로 보인다.
 
 동봉된 편지에는 “3월에 일자리를 잃었다. 돈이 없어 이 녀석을 더 이상 기를 수가 없게 됐다. 어떻게 해보려 해도 할 수 없었다. 이 녀석의 이름은 겐이다. 잘부탁한다”고 쓰여져 있었다.
 
 샴 억어는 다 자라면 크기가 3미터 정도나 된다. ‘멸종위기야생동물보호워싱턴조약’(CITES)에 의해 국제 상거래가 금지돼 있다. 훈련소측은 이 악어를 키우려면 먹이값은 월 1000엔 정도에 불과하지만 사육용 케이스를 보온할 전기값이 1만5000엔 정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악어는 현재 경찰에서 경찰견용 케이스에 넣어 보호중이며, 동물보호법 저촉가능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훈련소 대표 겸 동물 작가의 판쿠 마치다씨(40)는 “처음에는 인근 농가에서 야채라도 두고 간 것으로 생각했다. 편지을 보고 (주인의) 고민을 알게 됐지만 훈련소로 반입하는 것은 곤란하다. 안이하게 동물을 버리는 것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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