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식당도 대부분 문닫아 식사에 애로

멕시코 보건당국이 돼지 인플루엔자(SI)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음식점 내에서 식사하는 것을 금지하고 포장판매 만을 허용함에 따라 직장인들이 점심식사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점심, 멕시코시티의 맥도날드, 서브웨이 등 패스트 푸드점과 세븐일레븐, 옥소 등 편의점에는 간단한 끼니꺼리를 구입해 점심식사를 해결하려는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당국의 '예바르(llevar. 영어의 테이크 아웃)' 조치에 따라 대부분 일반 음식점들이 사실상 영업을 하지 못하고 일부 영업을 하는 곳도 '예바르' 주문만 받기 때문이다.
점심시간 도심엔 사무실에 가서 먹기 위해 음식이 담긴 비닐이나 종이 봉지를 들고 가는 직장인들이나 자전거로 음식을 배달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늘었다.
또 위생적인 측면에서 다소 꺼림칙한 구석이 있으나 멕시코시티의 풍물의 하나로 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타코 노점상들도 일제히 자취를 감췄다.
멕시코시티 당국이 28일 저녁부터 타코 등 음식 노점상들에게 최소 1주일 이상은 영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타코는 옥수수 전병에 야채나 해산물, 돼지고기 등으로 속을 채운 뒤 말아 소스를 뿌려먹는 음식.
돼지나 돼지고기가 이번 바이러스 파동의 원인이라는 과학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았지만 '돼지 인플루엔자'라는 용어 때문에 며칠 전 부터 타코 매출이 80% 가량 줄어든 상황에서 당국의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은 노점상들은 울상이다.
`식당 파동'은 한국 식품점과 음식점들도 마찬가지다. 소나로사의 코리아타운에 몰려 있는 영빈관, 비원, 장원, 민속촌, 청하 등 한국음식점들의 문은 예외없이 꽁꽁 잠겨 있었다. 당국이 저녁 6시까지만 영업을 하도록 했다는 옛 안내문만 걸려 있고 점심 영업도 안한다는 안내문은 보이지 않았다.
현지 한국기업 직원들은 이미 뉴스를 통해 식당 사정을 알고 있어 얼큰한 국물은 포기했으나 김치가 있는 도시락이라도 먹을 것을 기대하고 코리아타운을 찾았으나 헛걸음을 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소나로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하동혁 씨는 "어제까지는 김치 반찬으로 점심을 해결했는데 이젠 패스트 푸드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며 아쉬워했다.
금호타이어 지사의 오인석 차장은 "굶지 않으려 사무실 근처 패스트푸드 점에서 햄버거를 주문해 점심을 때웠다"면서 "내일부터는 아내에게 도시락을 싸달라고 해야 할 지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의 류현하 부장은 "이곳 저곳 전화연락을 한 끝에 배달주문을 받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고 콩국수를 먹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콩국수를 배달한 명동회관의 최남윤 사장은 "예바르는 허용한다는 뉴스를 듣고 단골들을 생각해서 수익을 생각하지 않은 채 주문을 받아 배달하고 있다"고 밝히고 "빨리 난리가 끝나고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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