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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에 내가 나에게 준 선물”

입력 : 2009-04-10 17:57:10 수정 : 2009-04-10 17: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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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아동도서전‘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정지예씨 “마흔 살에 내가 나에게 선물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고민하다 ‘도전’했는데 고맙게도 덜컥 됐네요. 끼를 물려준 아빠께 감사 드려요.”

내로라하는 전 세계 그림작가들이 기량을 재는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그림작가 정지예(40·사진)씨는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지구촌 각지에서 응모한 약 3000명 중 81명이 선정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는 상금도 없고, 달랑 상장 한 장과 도서전 입장권, 그리고 선정작이 실린 ‘도록’ 한 권만 주어지지만 그림작가들에겐 최고의 영예다.

“일러스트는 동화·상상의 세계를 현실로 옮기는 작업이에요. 점 하나, 선 하나에 작가의 감정과 생각, 가치관은 물론 영혼까지도 그대로 담깁니다.”

정씨는 그동안 ‘제1회 황금도깨비상’, ‘제1,2회 출판미술신인대상’, ‘일본 노마콩쿠르상’, ‘아시아비엔날레 일본’ 수상을 비롯해 한국 초대작가로 선정돼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전시하는 등 숱하게 많은 수상·전시 경험이 있지만 이번이 제일 기쁘다.

정씨가 응모한 작품은 여원미디어의 ‘탄탄리듬동화’(전60권) 시리즈 중 ‘줄줄이 줄줄이’로, 고양이들이 쓰레기 더미에서 이것저것 찾아낸 물건들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든다는 줄거리다. 천을 이용한 콜라주 기법으로 표현해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씨의 고양이에 대한 관심은 각별하다. 그의 첫 창작집 ‘커다란 생쥐’(몬테소리)에도 생쥐를 사랑해 생쥐처럼 살아가는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볼로냐도서전을 참관한 뒤 “한국 일러스트레이터의 수준도 매우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정씨는 앞으론 글·그림 작가로 재출발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20대 초반부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해 그동안 영광도 슬럼프도 다 겪어봤어요. 너무 부각돼 부담도 있었고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론 정지예다운 그림을 그리고 글도 쓰는 글·그림작가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정씨는 29일부터 5월25일까지 서울 인사동 부남미술관(02-720-0369)에서 개관 3주년 정지예 초대전 ‘색동고양이 지랄랄’전을 개최한다.

조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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