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중국인 손님들을 많이 대하다 보니 인삿말 등 간단한 중국어 회화를 구사할 정도가 됐다. 물건도 팔고 중국어도 배우고 일석이조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씨는 “가게를 찾는 중국인이 하루 평균 500명 정도 된다”며 “기숙사에서 가깝고 자취생들도 많이 이용하다 보니 중국인 단골 손님들이 제법 많아졌다”고 말했다.
청주대 주변이 ‘차이나타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청주대에 중국인 유학생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인의 거리’가 형성된 것이다.
2일 청주대에 따르면 현재 이 학교에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은 어학연수생 250명을 포함해 1330여명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다.
청주대가 2004년부터 글로벌화를 내세우며 한국어 교육과정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확대해 적극적으로 유학생 유치에 나선 결과다. 청주대는 늘어나는 유학생 수요에 맞춰 올해 7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신설했다.
이 기숙사에 입주한 320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1000여명에 달하는 중국 유학생들은 청주대 정문 주변과 예술대학 주변 안덕벌에서 자취나 하숙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늘면서 안덕벌에는 중국 식품점이 지난 1년 사이 두 곳이나 생겼다. 현지에서 수입한 중국식 재료와 가공식품을 취급하는 중국식품점에는 하루 평균 100여명의 중국인 유학생들이 드나들고 있다.
청주대 부근에서는 중국어 안내문을 붙인 한국 가게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안덕벌에서 이동통신업체 대리점을 운영하는 김모(36·여)씨는 “신학기를 맞아 휴대전화를 개설하려는 유학생들이 많다”며 “하루에도 3~5명의 중국 유학생들이 휴대전화를 구입한다”고 전했다.
청주대 정문 앞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양꼬치를 파는 한 식당은 이미 지역 명소가 됐다. 중국인 뿐 아니라 한국인들도 양꼬치를 응용한 메뉴를 맛보러 자주 찾기 때문이다.
중국 지린성에서 온 청주대 학생 예 웨이(25)씨는 “청주에서 산지 3년이 됐지만 학교 주변에 중국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상가와 식당들이 많아 생활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청주=김을지 기자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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