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전통을 잇는 사람들]<2>중요무형문화재 한상수 자수장

입력 :

인쇄 메일 url 공유 - +

‘한 땀 한 땀’ 정성… 3代가 자수공예 脈 이어
전통자수 장구들 한상수박물관에 소장 중인 화로, 인두, 실패 등 전통자수 장구들.
가업 잇는 3代 서울 종로구 가회동 한상수자수박물관에서 3대가 나란히 앉아 수를 놓고 있다. 왼쪽부터 자수장 한상수씨, 한씨의 손녀이자 전수장학생인 김현진씨, 장녀이자 이수자인 김영란씨이다.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순간부터 수를 생각한다는 중요무형문화재 제80호 자수장(刺繡匠) 한상수(75)씨. 서울 종로구 가회동 ‘한상수자수박물관’을 찾았을 때 한씨는 딸, 손녀와 나란히 틀 앞에 앉아 수를 놓고 있었다. 장녀 김영란(48)씨는 어머니를 통해 태중에서부터 자수를 몸에 익혔다. 이수자로 선정된 후 대만과 중국에서 15년 동안 유학하며 미술사와 장직사 및 공정제직기술 등에 관한 연구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해 어머니의 고대자수 복원작업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대학교 4학년인 손녀 김현진씨도 전수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대를 이어 수를 놓고 있다. 한씨 일가의 장인정신은 계승자가 없어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한 무형문화재 전승의 귀감이 되고 있다.

한상수씨는 수를 놓을 때면 늘 열정이 솟구친다. 아름다움의 극치를 표현할 때 흔히 “수를 놓은 듯”이라는 비유를 쓰는데, 수에 대한 열정으로 미의 극치를 추구하는 그의 작품들은 보는 이들에게 정화작용을 일으킨다. 한씨의 자수는 복식에 활용되는 실용자수의 단계를 넘어 미술자수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중 그가 자수 인생의 역작으로 꼽는 것이 천수국수장 복원이다.

초가을의 소리 한상수씨의 1999년 작품 ‘초가을의 소리’. 그녀의 자수는 미술의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을 정도로 작품성이 뛰어나다.
김영란씨는 “어머니는 개인의 일상생활과 즐거움을 되돌아볼 겨를도 없이 늘 새로운 목표를 세워 정진했고, 온갖 생활고를 이겨내며 자녀 셋과 제자 1000여명을 길러내신 분”이라며 “어머니의 일에 대한 열정 때문에 어린 시절에는 외로움을 많이 느꼈지만, 성장하면서 스승으로 모시며 존경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전통자수는 값싼 외국산의 물량공세에 밀려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바느질로 생계를 잇던 전문가들은 주문이 끊어지고 판로가 막혀 생계가 어려워지자 생업을 포기하는 실정이다. 심지어 한복에 놓는 수도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수입되고 있다.

한씨는 이런 현실을 개탄하며 전통자수의 대중화를 위해 전문가 육성의 제도화와 자수의 산업화가 꼭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6·25전쟁 피란시절 본격적으로 자수를 시작한 한상수씨는 전 재산을 털어 종로구 견지동에 ‘수림원자수연구소’와 상설전시관을 세웠으며 2005년에는 가회동 북촌마을에 ‘한상수자수박물관’을 건립하는 등 자수 연구에 일생을 바쳐왔다. 그는 앞으로 남은 생도 전통자수의 복원과 세계화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한다. 

정성을 담아 평생을 자수 창작과 연구에 바친 한상수씨의 손. 그녀의 손은 한없이 샘솟는 작가정신의 동반자다.
다음달 2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삼성동 무형문화재 전수회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한상수, 전통자수의 재현’전을 찾으면 한씨의 전통자수 재현작품 80여점을 비롯하여 아름다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학생들 지도 1984년 한상수씨가 전수장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글·사진 이종덕 기자 salmons@segye.com
 
■한상수씨 모녀가 복원한 천수국수장

천수국수장은 아스카시대인 622년 사망한 성덕태자(聖德太子)를 추모하기 위해 일본에서 제작된 자수 작품으로, 고구려인 가서일과 백제인 양부 진구마가 총감독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한상수·김영란 모녀는 1400여년의 시간을 초월하여 그동안 단절되었던, 삼국시대의 능문라(菱紋羅) 제직기술을 원형복원하고 가로 94㎝, 세로 88㎝ 크기의 자수작품으로 완성했다.

능문라직조는 57㎝ 직물 폭으로 3㎝를 짜는 데 8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방식이다. 제자 수백 명과 함께 총 20여년에 걸친 작업 끝에 2007년 완성된 천수국수장은 동북아시아를 선도했던 우리의 화려했던 고대문화를 재현했다.

오피니언

포토

에스파 멤버 된 '애둘맘' 강소라? 위화감 없는 아이돌 비주얼
  • 에스파 멤버 된 '애둘맘' 강소라? 위화감 없는 아이돌 비주얼
  • 권은비, 붉은 티셔츠 응원룩
  • 송혜교, 인형 같은 미모
  • 제니, 개미 허리 드러낸 파격 무대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