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로자와 근무시간을 나눠 현장에 투입하는 교대제의 활용과 직업훈련 강화 등의 방법을 사용한 이들은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일자리 유지 및 창출은 물론 생산성 제고, 매출 증가 등의 효과까지 거뒀다.
밀폐용기를 생산하는 락앤락은 2006년 5월 구조조정 국면에서 2조 2교대로 운영하던 근무체계를 3조 2교대로 개편했다. 이로 인해 주당 근로시간은 70시간에서 56시간으로 줄었다. 늘어난 근무 외 시간에는 직업 교육을 시켜 연간 학습시간이 24시간(2005년)에서 100시간(2008년)으로 4배 넘게 늘었다.
락앤락은 이 같은 조치로 51명의 고용유지 효과를 거뒀고, 학습시간 증대가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져 추가채용까지 가능하게 됐다.
임금 체계의 유연성 확보를 통해 일자리 나누기를 실천한 사례도 눈에 띈다. 부국산업은 임금피크제와 단시간근로제를 도입했다. 고용은 보장하되 정년 3년 전부터 임금을 조정하는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숙련된 중·고령 근로자를 비용은 적게 들이면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가능해졌다.
단시간 근로제도를 개발해 작업량이 많은 시간대에만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었다. 굿모닝병원의 일자리 나누기는 ‘내부역량 강화용’이었다. 2004년 52시간에 달하던 주당 근로시간을 40시간까지 줄이면서 동시에 평생학습 지원에 나섰다.
이로써 162명을 새로 채용했고, 근무시간 단축으로 서비스 질이 개선돼 매년 외래·입원환자가 각각 18%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이들 기업에 대한 컨설팅을 담당했던 한국노동연구원의 이장원 고성과작업장혁신센터 소장은 일자리 나누기의 성공사례에는 줄어든 근로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누가 부담할지에 대한 책임공방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일자리 나누기 명목으로 임금부터 깎으려드는 기업이나 덮어놓고 임금은 유지해야 한다는 노조의 주장이 충돌하는 현실에서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 이 소장은 “초과근로를 줄이면서 줄어든 수당은 기업이 교육훈련 수당으로 보전하고, 훈련을 받은 근로자의 생산성이 향상되는 선순환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근로시간을 나누는 것과 더불어 임금과 인력활용의 유연성이 제고된 점도 특징이다.
이 소장은 “위기를 맞은 기업의 임시방편이 아니라 건실한 기업도 예방적 차원에서 실시하는 일자리 나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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