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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드라마' 시대 연 SBS, 이번엔 정신적 불륜으로 막장 예고?

입력 : 2009-02-26 12:06:34 수정 : 2009-02-26 12: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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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닷컴]

'막장 드라마'가 대세다. 그러나 대세라고 해서 그것이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시청자에게 욕을 먹든 말든, 혹은 시청자들의 정신적인 혼란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방송사들이 오로지 시청률 올리기에만 급급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즉 말초적인 자극으로 혼란한 사회를 잠시 잊게 하려한 80년대로 회귀했다는 비판마저 받고 있는 것이 지금의 '막장 드라마'이다.

◇ 아내의 유혹                                                          ◇ 조강지처클럽

이 '막장 드라마' 시대를 연 것은 다름 아닌 SBS 주말드라마 '조강지처 클럽'. 간간히 질 낮은 드라마를 지칭하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드라마의 한 분류로서 낮춰 부르기 시작한 것이 '조강지처 클럽'이었다. 당시 이 드라마는 당시 황당한 설정과 인물관계로 인해 관계자들은 물론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높은 시청률로 인해 '막장 드라마도 시청률만 높으면 용서된다'는 공식을 과감히 선보이면서 이후 다른 막장 드라마 탄생에 기여하게 된다.

이후 KBS 등에서 '너는 내운명''꽃보다 남자' 등의 '막장급 드라마'를 선보였지만, 결국 '막장 드라마'의 계보는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이 차지했다. 쉴새없이 이어지는 우연과 상식을 벗어난 자극적인 소재를 제시해 시청자들의 공감과 감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시청률'만 노렸고, 결국 그 뜻을 이뤄 현재는 고공행진 중이다. 이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재미만 있으면 되지 않느냐'라는 의견과 '공중파 방송이 재미만 쫓는다는 것은 전파 낭비다'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등장인물들이 공중파 드라마에서 끼치는 영향을 방송사 측에서 전혀 고려하지 않았음은 분명 문제일 것이다.

여기에 오는 3월 방송 예정인 SBS 새 주말드라마 '사랑은 아무나 하나' 역시 정상적인 등장인물을 바라기는 힘들 듯 싶다. 딸 부잣집 네 자매를 통해 가족과 사랑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낼 예정이라고 밝힌 이 드라마에서 첫째 딸 '오풍란' 역을 맡은 지수원은 소설가 직업을 가지면서 남편 몰래 학교 선배와 '정신적인' 불륜을 저지를 예정이다. 또 한고은이 맡은 셋째딸은 결혼은 하기 싫지만 아이는 갖고 싶어 정자 기증을 통해 아이를 낳지만, 아이가 백혈병에 걸리면서 정자를 기증한 아버지를 찾아 다니는 캐릭터다.

25일 열린 드라마의 제작발표회에서 이종수 PD는 "밝고 명랑하고 템포가 좀 빠른 드라마를 통해 경제 불황으로 가슴 아픈 시청자들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이같은 내용이 경제 불황으로 가슴 아파하는 시청자들을 달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진=아내의 유혹 (왼쪽), 조강지처클럽 (오른쪽)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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