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해문화’(통권 62호)와 ‘창작과비평’(통권 143호·사진) 등 계간지들은 봄호에서 일제히 신자유주의에 대해 비판하고 대안을 모색했다. 먼저 ‘황해문화’는 ‘미국발 세계 경제위기, 문제와 시각’이라는 특집을 마련해 이번 위기의 원인 파악에 주력했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금융 시스템에 내재하는 결함과 이를 발전시킨 신자유주의에서 찾았다. 조 교수는 기고문 ‘미국 금융위기 전개와 신자유주의 경제의 붕괴’에서 “신자유주의를 구성하는 축인 시장근본주의가 자본시장 팽창과 금융자산 유동화를 촉진했다”며 “이런 성장이 금융의 취약성을 증대시킨다”고 밝혔다. 금융자산 가치의 기초가 되는 실물 부문이 수익이나 상환 가능성에 차질이 생기면 곧바로 금융자산 가치가 폭락한다는 설명이다.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동아시아가 미국 경제를 대신해 세계 경제의 견인차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라도 아시아통화기금을 설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창작과비평’은 한술 더 떠 대담과 전문가 기고로 꾸려진 특집 ‘신자유주의를 넘어 어디로?’를 통해 신자유주의 이후 새로운 지구적 질서를 탐색했다.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 국제학과 교수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동아시아에서 지역협력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분단체제 극복이 동아시아와 세계의 새로운 질서를 위한 핵심 고리”라고 밝혔다. 임원혁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개발협력실장은 “자본의 권력 확대가 신자유주의의 핵심이므로, 자본의 힘이 존속하는 한 신자유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면서 “한때나마 신자유주의가 ‘성공’한 것은 대중의 상식적 지식으로까지 침투됐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하가 겐이치 니가타(新瀉)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 사례를 통해 신자유주의를 극복할 대안을 알렸다. 하가 교수는 “신자유주의의 주술을 떨치기 위해서는 ‘신자유주의 언어’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그 너머를 향해 끈기 있게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번 호는 또 진보적 학자인 백낙청 창비 편집인과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교수의 대담 ‘전지구적 경제위기 속의 한국과 동아시아’가 실렸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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