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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전단 살포…어떻게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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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12-16 01:26:38 수정 : 2008-12-16 01: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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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보수단체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자제를 요청했지만 살포를 강행, 진보단체와 충돌을 빚는 등 남남(南南)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같은 민족으로서 김정일 정권의 실정과 국제상황을 알려야 한다는 입장과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전단 살포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유지호 전 예멘대사·선문대객원교수
MB지지 유권자들, 살포 시민단체 지지해


최근 남북관계는 우려를 금치 못하게 하는 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지난 반세기 동안 겪지 못했던 어떤 새로운 도전과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는 감은 들지 않는다.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정치권은 대북 정책에서 완전한 분열상을 지난 10년 동안 보여 왔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남북한 정부는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래 물론 북한의 협력 하에서 개성공단 건설, 금강산 관광, 그리고 휴전선을 관통하는 철도운행 등의 업적을 올렸다. 그런데 김정일 정부는 마치 남북한에 다 같이 도움이 되는 그러한 사업을 일방적으로 파행으로 몰고 가면서 그 모든 책임을 이명박정부에 전가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 일부 야당이 가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정부를 규탄하며 미국 소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배후에서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진 모 당 대표가 이끄는 대표단이 4박5일간의 방북일정을 전하는 기자회견에서 한 북한지도급 인사가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거론됐던 전단 문제와 관련, “촛불시위를 막아낼 정도라면 전단을 막아낼 수 있다”면서 남측의 의지가 없음을 공격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통일 전 서독의 여야 정치권이 대동독 정책에서 우리처럼 분열되지 않고 초당적인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동서독 분단관계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정부가 시민의 인권을 완전히 무시한 채 북한처럼 모든 공권력을 동원할 수 있다면 전단 살포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일부 시민단체가 뿌리는 전단이 북한정권에 파급을 불러일으키면 일으킬수록 그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 전단 살포 시민단체를 지원할 것이다. 이 점을 북한의 위정자들은 알아야 한다.

유지호 전 예멘대사·선문대객원교수

홍우택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북한 변화 이끌어내는 데 효과적인 카드

북한이 지난 10월2일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우리의 대북 전단 살포를 강력히 항의한 이후 줄곧 남북 간에는 팽팽한 긴장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 범정부 차원의 회의를 개최하고 부처 간 합동으로 대응키로 했다고 한다. 사회 각계각층에서는 전단 문제에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어느 주장에 손을 들어주기 어려울 정도로 각각의 주장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북한이 전단과 개성공단 폐쇄를 연계하는데 우리의 입장에선 전단과 개성공단이라는 두 수단이 모두 북한의 변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개성공단이 자신의 체제에 위협이 된다고 여긴다면 북한은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개성공단의 폐쇄를 결정할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전단 살포를 중단하면 북한정권과의 마찰을 피할 수도 있고 또 이로 인해 북한이 다른 구실을 찾기 전까지 개성공단은 당분간 유지될 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의 입장에선 전단과 개성공단 모두 포기하기가 힘들다.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궁극적으로 두 가지 모두 효과적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핵을 갖고 있는 상대방과의 관계 악화는 낭패를 가져올 수 있다. 그렇다고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같은 식의 고압가스안전법을 통한 법 집행은 곤란하다. 북한이 핵무장한 이후에 남한이 북한에 대해 내밀 수 있고 그들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비록 핵보다 파괴적이지 않지만 북한의 결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카드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도 좋을 일이다. 남한이 민주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카드다.

홍우택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임재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충남본부 사무처장
2004년 남북 선전활동 중단 합의에 위반

남과 북은 2004년 6월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남북은 6·15공동선언 발표 4주년인 2004년 6월 15일을 계기로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방송과 게시물, 전단 등을 통한 모든 선전활동을 중지한다’고 합의했다. 이처럼 대북 전단지 살포 중단 문제는 6·15공동선언 이행의 연장선에서 합의된 사항으로 우리 민족의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실천적 합의조치이다. 그러나 지난 10월 초 군사실무회담에서 북측이 제기했던 ‘북한 비방 전단 살포 중단 요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소극적 대처로 자유북한연합 등 반북단체의 전단 살포는 계속되었다.

반북단체들은 전단을 10월 10일(북한의 당창건 기념일) 살포, 남북군사 실무회담을 앞둔 10월 27일 군사분계선 근처에서 살포, 12월 1일 군사분계선 통행 제한 및 차단 조치에도 불구하고 12월 2일 임진각에서 살포하는 등 살포 시기 및 장소를 보아도 남북관계를 파탄내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라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2일 임진각에서는 경찰이 배치됐으나 전단 살포를 막지도 못하고, ‘대북 전단 살포’를 막으려는 진보단체 회원들에게 보수단체가 가스총을 발사하고 공구를 휘둘러 부상을 입히는 불상사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는 지난 8일 ‘나라걱정많은예술가’ 모임이 청계광장에서 ‘백두산 차단·금강산 차단·개성 차단·국민 소통 차단 정권’, ‘6·15, 10·4 공동선언 실천으로 남북화해 이행하라’ 등의 내용을 담아 진행하려 했던 ‘대북 전단 살포 패러디 퍼포먼스’는 시작조차 하기 전에 경찰이 신속하게 들이닥쳐 진압하던 풍경과는 대조적인 태도이다.

임재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충남본부 사무처장

박정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
남북관계 ‘대결의 시대’로 되돌리려는가

대북 전단 살포, 참 낡고 생경한 풍경이다. 우려 섞인 시선과 반대 여론에도 이러한 퍼포먼스를 강행하겠다는 단체가 의도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막무가내로 대북 전단을 살포하고야 말겠다는 그들의 행위에서 김정일 정권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을 발견한다. 북한 체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는 것은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 사실 많은 시민도 북한을 그렇게 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평화 공존해야 할 북한과의 관계나 대북정책 방향을 규정하지 않는다.

대북 전단 살포의 문제는 북한 정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압도돼 그들의 행위가 초래할 여러 부작용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그러기에 군사분계선을 두고 대치하는 상대방에게 남으로부터 넘어오는 전단이 ‘공격적인 무기’로 인식될 것이라는 점을 알지 못한다. 그 효과는 어떨지 몰라도 북측 입장에서 보면 북한 주민의 동요를 꾀하는 남한발 체제전복 시도로 보일 수 있다. 남측 정부가 이를 방관하고 있으니 더욱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다.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을 강조하지만 그 방식도 주민 의사와는 무관한 일방적이다. 싫든 좋든 남과 북은 서로를 상대해야 하고 그 속에서 평화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 이는 반세기 이상 지속되는 분단이 주는 교훈이다.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이들은 북한이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과연 그들의 생각과 행위는 얼마나 변했는가. 결국 문제는 북한을 어떻게 보느냐가 아니라 어떤 남북관계를 지향하고 한반도 평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로 귀결된다.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이들은 어떤 한반도 미래를 꿈꾸고 있는가. 남북 간의 대립과 단절, 혹은 남남갈등을 부추겨 다시 대결의 시대로 돌아가고자 하는가. 

박정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

정리=황온중 기자 ojhw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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