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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우씨 사진전… 일탈과 해방감 찾는 '여장놀이'

입력 : 2008-11-24 17:32:04 수정 : 2008-11-24 17: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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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여장남자 20명 카메라에 ‘여장남자’는 주기적으로 여성의 옷을 입고 화장해 여성처럼 분장하는 취미를 가진 남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들의 취향을 역겹게 여기고 ‘변태’로 규정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동성애자도 트랜스젠더도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다. 사진작가 임지우씨는 여장남자의 기이함에 끌려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26일부터 12월 2일까지 인사동 아트비트 갤러리에서 열리는 ‘꽃으로 나를 때려라’ 사진전(사진)에는 모두 20명의 실제 여장남자를 찍은 작품이 내걸린다.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도 다양하다.

임씨가 처음 여장남자에게 끌린 건 TV 속 어느 50대 중반의 여장남자를 본 뒤부터다. 중년의 ‘아저씨’임에도 그는 화려한 액세서리에 짧은 청치마를 입고 있었다. 이후 많은 여장남자를 만나고 촬영하면서 이들 대부분이 이성의 옷이나 몸 일부에서 성적 만족을 얻는 페티시 성향이 있는 것을 깨달았다. 임씨는 “처음엔 이들의 그로테스크한 면에 끌렸지만 이들의 인간적인 갈등과 흔들림을 보게 됐다. 여장남자의 일상적인 불안함을 사진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다양한 가치와 취향을 가진 사람들로 이뤄져 있는데, 누가 누구를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눌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임씨가 25명의 여장남자를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 중 대다수인 17명은 여성 몸이나 옷에 대한 동경에서 여장을 처음 시작했다고 답했다. 또 이들 대부분은 일탈하고 싶을 때, 남성적 책임이 과도하게 부여됐을 때, 새 옷을 샀을 때 여장하며, 여장하면 또 다른 내가 된 듯 해방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임씨는 또 “2년간 여장남자들을 만나고 작업하면서 바깥에서 남몰래 돌아다니는 여장남자를 알아보았다”며 “여장을 즐기는 남자들은 사회가 부여한 ‘남성다움’에 중압감을 느낄 때 여장놀이를 함으로써 일탈과 해방을 느낀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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