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얼마 전에는 한 고시원에서 세상 살기 싫다며 흉기 난동을 부려 몇 명이 죽거나 다치는 충격적 사건도 있었다.
어쨌거나 요즘은 워낙 먹고살기 어렵고 노숙자들도 많아서인지 동생이 공부하는 고시원에도 가보면 늘 자리가 없고, 입실도 한 달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 잡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고시원에서 카드 결제를 안 받는 것은 문제이다. 그렇다고 현금영수증도 끊어주지 않는다. 고시원이 예전부터 카드나 현금영수증 안 끊어주기로 유명하기는 했다. 물론 영세업장이고 주로 공부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곳이라 소위 ‘장삿속’만 챙기는 곳이 아니라는 분위기 때문에 서로들 눈감아 주고 그냥 참아왔다.
하지만 요즘은 한 푼이라도 아쉬운 건 다 마찬가지고 고시원은 나름대로 돈 버는 사업장이기 때문에 서로 지킬 건 지키며 살았으면 좋겠다.
그나마 카드로 결제해 주는 곳에서조차 “방금 기계가 고장 났다” “카드로 결제하면 장기 할인이 불가능하다” “현금영수증을 발행할 수 있는 단말기가 없으니 대신 간이영수증을 써주겠다”는 등 황당한 대답을 하는 곳이 많다. 고시촌의 특성상 오랜 기간 묵는 사람들이 많은데 장기할인을 해주지 않겠다는 것은 영수증을 끊어주지 않겠다는 말과 다름없다.
또 고시촌뿐만 아니라 식당과 독서실 서점 등도 담합이라도 한 듯 모든 비용을 현금으로만 받는 곳이 적잖다.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고시생이나 그 가족 모두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서로 입장을 헤아려줬으면 한다.
이재령·광주 북구 생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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