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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지고 휘어진 작품에 삶의 긴 여정과 역동성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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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사옥에 조형물 설치한 일겐 “정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물이 갇혀 있는 게 아니라 열린 공간에 있는 것처럼 제 조각상도 열린 형태입니다. 조형물이 공간을 크게 휘젓는 것을 체험해 보세요.”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 조형미술작가 프리 일겐(52·사진)이 신문로 흥국생명 사옥 로비에 실내 작품 ‘당신의 긴 여정(Your Long Journey)’을 설치했다. 흥국생명은 서대문 일대의 랜드마크가 된 조나단 브롭스키의 야외 설치 작품 ‘해머링맨(Hammering Man)’에 이어 이번엔 실내에 유명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게 됐다. ‘당신의 긴 여정’은 직경 40m, 폭 7m, 높이 4.5m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설치작품이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 형형색색의 이 조형물은 발랄하고 활동적이다.

이번 작품 설치를 계기로 방한한 일겐은 12일 “작품의 구부러지고 휘어진 부분은 우리 삶의 긴 여정의 표현”이라며 “삶의 역동성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건물에 들어올 땐 조형물의 전체를 보고 그 후에 각각의 부분을 보길 바란다. 이는 마치 우리가 집 밖에 나와서 전체 풍경을 본 뒤 세세한 사물을 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이어 “작품이 설치된 곳이 박물관이 아니라 사무실 빌딩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리저리 걸으면서 각기 다른 각도에서 다른 이미지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겐은 동양의 선(禪) 사상 등 도교를 작품에 반영해 왔으며, 최근엔 칸딘스키의 이미지와 이를 와이어 등으로 표현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동양적 사상과 독특한 조형미로 주목받고 있는 그의 작품은 베를린, 뉴욕, 취리히, 도쿄 등 세계 주요 도시에 설치돼 있다. 한국이 9번째 방문이라는 그는 “작년엔 7년 만에 한국에 다시 왔는데 그 사이 서울이 많이 변해 놀라웠다”며 소회를 밝혔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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