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서인지 오대산에는 상원사 청량선원, 지장암 기린선원, 육수암 칠보선원, 월정사 만월선원 등 전국에 유례없이 선원이 4곳이나 모여 있어 최고의 수행풍토를 자아내고 있다.
“탄허 스님이 이곳에 계실 때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수도원을 개설해 불교 인재는 물론, 국가의 동량을 배출하기 위해 무던히 애쓴 적이 있었지요. 그 전통을 계승하고 싶습니다.”
정념 스님은 또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한암 스님이 오대산에서 27년간 수행과 경전강의를 병행한 가풍을 살려 만월선원을 선학과 교학의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월정사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단기출가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세상이 요청하는 영성적 삶의 배양에 힘써 왔다. 그는 동안거 중에도 8시간의 참선수행 외에 1시간의 참선요가 시간을 넣어 수행자들의 건강도 돌보면서 일반인을 위한 대중화 계획도 수립 중에 있다.
“오대산의 방향성도 시대적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세상은 학문이든, 지도력이든 영성(신성 혹은 불성) 문제에 귀착해 있습니다. 자아실현과 인간 존엄성이 구현돼야 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그의 생각이 문명의 다양성을 수용하고 서로 공존하게 하는 그릇의 역할로서 월정사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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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로서 중생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11일 한국 불교 조계종의 겨울철 수행기간인 동안거 결제일을 맞아 전국 100여개 선원에서 2200여명의 수행자들이 일제히 참선 수행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강원도 평창 월정사에서도 만월선원을 새로 짓고 주지 정념 스님이 전국에서 기도하러 오는 수행자들을 선원 계단 위에서 맞이하고 있다. |
그가 특히 중점을 둔 것이 인간의 심성을 맑게하는 명상과 수행의 대중화다. 그가 월정사를 대규모 수행타운으로 조성하려는 것도 그 이유다. 한국 불교가 바라고, 사회에 필요한 인물들을 배출하고 싶은 것이다. 정념 스님은 이것을 몸으로 보여주기 위해 이번 동안거에 방부를 들인 선방수좌 17명과 똑같이 3개월 동안 참선정진에 들어간다. 월정사는 조계종 4교구 본사로, 본사 주지가 동안거에 참석하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다.
“오늘 아침 상원사에 올라갔는데, 주변에 설화가 피었더군요. 초겨울 앙상하던 나뭇가지에 피어난 눈꽃이 제게는 희망으로 보였습니다. 지금 경제난으로 모두가 근심이 가득하지만, 우리 국민은 분명 또다시 설화와 같은 희망을 피워낼 것입니다.”
월정사(평창)=글·사진 정성수 선임기자 hulk@segye.com
◆만월선원은
주변의 전나무 숲과 어울려 아늑하고 깔끔하게 지어진 월정사 만월선원이 12일 동안거 입제법회를 시작으로 선원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적광전 옆에 6개동 규모로 문을 연 ‘만월선원’의 이름은 오대산의 다섯 대(臺) 가운데 ‘동방만월세계’를 상징하는 동대산(東臺山)을 상징하는 데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보름달이 높이 떠 온 법계에 달의 정기를 가득히 비추듯 누구나 열반이 충만해질 것을 기원하는 뜻을 담았다는 것이다.
만월선원의 청규(선방스님들이 지켜야 할 규칙)는 ▲새벽 3시 기상, 오후 9시 취침 ▲하루 1시간의 요가를 포함한 9시간 정진 ▲큰방 내 묵언 ▲선원 내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 14개항이다.
이날 입제법회에서 방부를 들인 17명의 선방수좌 외에 사부대중 70여명은 각수 스님이 법어로 대독한 한암스님의 ‘무설무문 진설진문’(無設無聞 眞設眞聞·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것이 진정한 법문이다)이라는 무설법문을 들으며 동안거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주변의 전나무 숲과 어울려 아늑하고 깔끔하게 지어진 월정사 만월선원이 12일 동안거 입제법회를 시작으로 선원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적광전 옆에 6개동 규모로 문을 연 ‘만월선원’의 이름은 오대산의 다섯 대(臺) 가운데 ‘동방만월세계’를 상징하는 동대산(東臺山)을 상징하는 데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보름달이 높이 떠 온 법계에 달의 정기를 가득히 비추듯 누구나 열반이 충만해질 것을 기원하는 뜻을 담았다는 것이다.
만월선원의 청규(선방스님들이 지켜야 할 규칙)는 ▲새벽 3시 기상, 오후 9시 취침 ▲하루 1시간의 요가를 포함한 9시간 정진 ▲큰방 내 묵언 ▲선원 내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 14개항이다.
이날 입제법회에서 방부를 들인 17명의 선방수좌 외에 사부대중 70여명은 각수 스님이 법어로 대독한 한암스님의 ‘무설무문 진설진문’(無設無聞 眞設眞聞·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것이 진정한 법문이다)이라는 무설법문을 들으며 동안거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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