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패러디가 진화하고 있다. '명민좌'라 불리는 배우 김명민의 호연으로 불붙은 '강마에 신드롬'은 해당 드라마를 수목극의 제왕 자리에 앉히며, 수많은 베바 폐인을 양산했다.
드라마의 감동을 쉽게 떨쳐내지 못한 디시인사이드 '베토벤 바이러스' 갤러리(이하 베바갤) 이용자들은 합성사진뿐 아니라 뮤직비디오, 패러디 동영상, 팬픽, 캡처 이미지를 활용한 본방 패러디 등 '베토벤 바이러스'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UCC를 생산해 내고 있고, 이 역시 온라인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패러디는 극 중 강마에가 자아실현을 위해 뒤늦게 첼로를 하겠다고 나선 아줌마 희연(송옥숙 분)의 부족한 연주 실력을 "똥 덩어리"에 비교하면서 부터 시작됐다.
사실 드라마 공식홈페이지에 올라온 '똥덩어리 바이러스'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베토벤 바이러스 패러디 열풍의 기폭제가 됐는데, 강마에의 "똥덩어리" 대사와 "내가 왜"라고 울부짖는 희연의 목소리가 절묘하게 편집된 이 영상은 6탄까지 제작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시리즈 중 가장 인기를 누린 것은 4탄 '똥덩어리 바이러스4-똥·똥·똥'. 이는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OST 산타 에스메랄다의 'Don't let me be misunderstood'를 배경음악으로 강마에가 단원들을 향해 "늙은 똥덩어리", "젊은 똥덩어리", "회사 다니는 똥덩어리", "대드는 똥덩어리" 등 독설을 퍼붓는 장면을 재치있게 믹스한 것이다.
'쓰레기', '개', '똥'과 같은 자극적인 대사를 남발하는 등 까칠하기 짝이 없는 '강마에' 캐릭터는 한 회가 끝날 때마다 '강마에 어록'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며, 급기야 '신드롬'까지 일으켰다. 여기에는 디시인사이드 각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능력자들의 활약이 크다.
베바갤 이용자 'horogg', 'Vivace' 등 능력자들은 '강마에'의 본명인 '강건우'로 미니홈피를 제작, 드라마 속 강마에를 또 다른 가상세계로 끌어냈다. 마치 강마에가 직접 미니홈피를 운영하는 것처럼 그의 괴팍한 성격을 살린 냉소적인 댓글이 웃음을 자아냈고, 극중 캐릭터들의 일촌평도 눈길을 끌었다. 당시 '강마에 미니홈피'는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는데, 이어 '두루미 미니홈피', '베토벤 미니홈피'가 제작되기도 했다. 하지만, 실명으로 가입해야 한다는 규정에 어긋나 현재 해당 미니홈피는 관리자에 의해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또, 강마에는 이용자들에 의해 트로트 지휘자, 타짜로 변신하는가 하면 심지어 심슨화까지 되기도 했다. 먼저 베바갤 이용자 '난국'은 강마에가 절도 있게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지휘하는 플짤에 故 백년설 씨가 부른 '대지의 항구'라는 곡을 삽입하여 "싱크로율이 대박"이라는 큰 호평을 받았고, 합성-필수요소 갤러리 이용자 ' cancel '은 영화 '타짜'와 '베토벤 바이러스'를 절묘하게 편집한 '베토벤 갬블러스'를 공개하며 HIT갤에 입성하기도 했다.
강마에의 변신 모습 가운데 특히, 미국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The Simpsons)'에 등장한 한 인물의 모습과 강마에를 비교하는 사진이 이용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는데, 이는 결국 원본 영상에 강마에의 목소리를 더빙한 동영상까지 제작돼 이용자들을 폭소케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패러디들은 이것의 전초전에 불과하다. 지난 28일 김명민 갤러리 이용자 'Roll'은 월드스타 비의 '레이니즘'을 패러디한 '마에니즘'을 올려 디시뿐 아니라 온라인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에 '마에니즘'이 1위로 등극했고, 갤러리 내에서도 '마에니즘'을 패러디한 게시물이 쏟아졌다. 이용자들은 섹시한 춤을 추는 듯한 강마에의 표정이 압권이라는 평이다.
이 밖에도 화장품 프렌차이즈 '아리따움' CF를 패러디한 동영상(베바갤 이용자 '김토벤')과 강마에가 마치 빵상 아주머니와 대화하는 듯한 '강마에, 빵상 아줌마를 만나다'(베바갤 이용자 '설탕가루인형형'), 김명민의 전작 MBC '하얀거탑'이 해당 드라마와 기가막히게 편집된 '거탑바이러스'(베바갤 이용자 '몇시경입니까'), 디시인사이드 내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던 포도송을 삽입한 '포도를 위한 오케스트라'(합필갤 이용자 '얏수') 등도 HIT갤에 오르거나 외부 커뮤니티 사이트로 옮겨지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한편, 촬영이 끝난 후에도 자기 습관이 나올까봐 '강마에' 역에 몰입한다는 김명민. '명민좌'라 불릴 만큼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캐릭터에 대해 파고드는 그의 열정은 '강마에 신드롬'이 왜 생겼는지 몸소 보여준다.
디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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