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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남편을 하나 더… 솔직당당한 영혼이죠"

입력 : 2008-10-21 20:39:40 수정 : 2008-10-21 20: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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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의 발칙한 여자 손예진
◇손예진은 “한국 영화가 잘 되는 게 중요하다”며 “배우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손예진(27)은 참 사랑스럽다. 그저 살짝 웃기만 해도 반달 모양 눈웃음이 된다. 손예진의 귀엽고 사랑스런 애교는 새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빛을 발한다. 입을 삐죽 내밀고 “내가 별을 따달래 달을 따달래. 난 그냥 남편 하나 더 갖겠다는 건데”라고 남편에게 조르는 모습은 어처구니가 없지만 결코 밉지 않다.

세계문학상 당선작인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아내가 결혼했다’(23일 개봉)에서 손예진은 남편 둘을 갖겠다고 나서는 발칙한 여자 인아 역을 맡았다.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손예진은 영화 속에서처럼 눈웃음과 미소가 매력적인 ‘여배우’라는 사실과 함께 배우로서의 책임감을 지닌 속 깊은 ‘배우’라는 것을 확인해 줬다.

소설을 영화화하기 전 한 마케팅업체 조사 결과, 소설을 읽은 독자 10명 중 9명이 여주인공 ‘인아’ 역에 손예진을 꼽을 만큼 손예진은 인아 역에 적격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그리고 손예진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지적이면서도 사랑스럽고, 자유분방하면서도 희생적인 인아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인아는 사랑스러워야 했어요. 여우 같지도 않고 솔직하고 당당한 자유로운 영혼이죠. 저요? 전 실제로는 애교가 없어요. 오히려 말도 별로 없고 무뚝뚝한 편이에요. 오히려 애교가 없으니까 더 만들기가 쉽던걸요. 주변에 애교 많은 사람들을 보며 많이 배우고 따라했죠.”

처음엔 남자들이 좋아하지 않는 ‘센’ 여성 캐릭터라 걱정이 됐다. 두 명의 남자와 결혼하는 여자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저도 인아를 이해하기를 힘들었지만 전 인아여야 하잖아요. 그래서 시나리오에 없는 인아의 배경에 대해 상상력을 동원해 나름으로 설명했어요. 인아는 아빠가 세 명이었다, 또는 엄마가 집시였다, 또는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 많이 살면서 자유로웠다 등의 설명을 보태 인아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소설과 영화는 한 여자가 두 명의 남자와 결혼하고 남편도 이를 받아들이게 된다는 기본 줄거리는 같지만 후반부 약간의 차이점을 드러낸다. 인아가 낳은 아이의 친부가 누구인지 소설은 드러내지 않지만, 영화에선 덕훈이라고 설명한다. 즉, 영화 속 인아는 두 남편에게 똑같이 사랑을 베풀지만 2세의 경우 덕훈의 핏줄을 더 중시한 것이다.
◇남편 둘을 갖겠다고 나서는 발칙한 ‘인아’역의 손예진.

손예진은 이에 대해 “영상매체와 책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책은 그 어떤 허구의 내용이든 독자들이 맘껏 상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영화는 배우들이 실제처럼 연기하는 세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설득력이 있어야 해요. 아마도 영화의 이런 설정은 인아에게 약간의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봐요.”

손예진은 또래 젊은 여배우 가운데 스타성과 실력을 갖춘 배우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나이에 비해 성숙한 역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며 “배우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도 말했다. “예전엔 나, 손예진 개인이 잘되는 게 중요했다면, 이젠 한국 영화계에 대한 책임감이 생겨요. 제가 못하면 저뿐만 아니라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모든 투자자, 제작사, 스태프 모두 피해를 보니까요.”

손예진은 CF보다는 작품에서 모습을 볼 수 있는 성실한 배우이기도 하다. 그는 2002년 ‘연애소설’ 이후 공백기 없이 꾸준히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필모그래피를 확장해왔다. 올해만 해도 1월에 ‘무방비도시’가 개봉한 데 이어 드라마 ‘스포트라이트’, 그리고 이번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까지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도 손예진은 차기작을 고르는 중이다.

“이번이 벌써 8번째 영화네요. 일할 땐 쉬고 싶은데, 또 쉬고 있으면 너무 일하고 싶어져요. 제 나이 스물일곱인데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역을 그냥 흘러 보내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손예진은 지금까지의 작품 중에 자랑스런 작품으로 ‘클래식’과 ‘연애시대’를 꼽았다. “‘클래식’은 그때 그 시절에만 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요. 그리고 ‘연애시대’는 제 여성 안티팬들이 사라지게 도와준 작품이죠.(웃음)”

손예진은 “신뢰 가는 배우, 작품이 보고 싶게 만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청순가련한 멜로 여왕에서 여우 같은 연애의 고수, 털털한 이혼녀, 똑부러지는 열혈 기자, 그리고 당돌한 여자 인아에 이어 손예진의 다음 작품은 뭘까 궁금해진다.

글 김지희, 사진 송원영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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