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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폭등> 시민 부담ㆍ불안감 증폭

입력 : 2008-10-07 15:28:03 수정 : 2008-10-07 15: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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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1천300원 선을 돌파하면서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사태'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시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유학 중인 학생이나 자녀를 유학보낸 `기러기 아빠' 등 환율에 민감한 가정에서는 갈수록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5년 전 딸을 미국의 한 대학에 입학시킨 송모(53)씨는 나날이 오르는 학비와 생활비 부담에 고민이 크다.

송씨는 "한 학기에 학비와 생활비를 합쳐서 1천만원 정도가 들었는데 요즘 같은 환율이라면 여기서 300만원 이상을 더 보내줘야 한다. 며칠 전에도 딸이 생활비가 모자란다는 전화를 했는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1년째 어학연수 중인 노진희(25.여)씨는 환율이 너무 올라 부모님이 송금한 돈을 차마 은행에서 인출하지 못하고 있다.

노씨는 "환율이 1천200원대일 때 한국 돈으로 100만원을 찾으면 수수료를 포함해 20만원 정도 손해를 본다. 그래서 환율이 떨어질 때 인출하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점점 더 환율이 올라서 속상하다"고 전했다.

지난달 독일 베를린으로 직장 연수를 떠난 이모(29.여)씨는 불과 몇 주일만에 다시 뛰어버린 환율에 "미리 환전을 해놓을 걸 그랬다. 가족들에게 줄 선물 목록을 만들어놨는데 몇 개나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유학 알선업체와 여행업계도 환율 급등에 따라 손님이 확 줄면서 고충을 호소하는 형편이다.

서울 신촌의 한 유학업체 관계자는 "환율 때문인지 평년보다 유학가려는 사람들이 적다. 우리뿐 아니라 대형 유학업체들도 요즘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안하던 홍보를 하려고 판촉물도 만든다고 들었다"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한 대형 여행전문업체도 "해외 여행을 하는 손님이 8월에는 전년도의 88%, 9월에는 75% 수준에 머물렀다. 환율도 오르고 유가도 상승하는 등 경기가 어렵다 보니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라고 상황을 소개했다.

환율뿐 아니라 주가 급락 등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경제 전반에 위기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많다.

주부 김모(60)씨는 "요즘 동네 아줌마들이 모이면 다들 `다시 IMF가 터지는게 아니냐'며 걱정을 한다. 환율도 그렇고 모든 상황이 IMF 직전과 비슷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고 느끼는 것 같다. 정부가 얼른 나서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할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모두 막연한 불안감에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디 `activist'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환율 급등 소식을 전하는 온라인 기사에 댓글을 달아 "환율을 주가지수로 착각하고 깜짝 놀랐다. 환율이 내리고 주가지수가 오르는 날이 곧 와야 할 텐데..."라고 걱정했다.

이같은 국면에서 한나라당이 전 국민이 집에 보유한 달러를 외화통장에 넣어놓자는 `달러 모으기' 운동을 제안하자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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