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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쇼크..국내 금융시장 '대혼란'

입력 : 2008-09-16 15:44:14 수정 : 2008-09-16 15: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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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기간 터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과 메릴린치 매각이라는 미국발 금융 쓰나미가 16일 국내 금융시장을 덮쳤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오르며 1,160원대로 뛰어올랐고 시중은행 딜링룸은 달러 급변동이 예상보다 크자 공황(패닉) 상태에 빠졌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이번 사태로 해외차입이 더욱 어려워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고, 한국은행은 긴급 회의를 열고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논의하는 등 분주했다.



◇ 딜링룸.."혼돈 그 자체"

이날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폭등하면서 시중은행 딜링룸은 말 그대로 패닉(공황)으로 치달았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의 충격으로 역외 원.달러 환율이 16.0원 급등한 1,120원으로 마감하면서 외환시장 개장 전부터 환율 급등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환율 오름폭은 상상을 초월했다.

무려 50.9원이나 폭등한 1,160.0원에 마감한 것이다. 이런 상승 폭은 10년1개월 만의 최고치였고 이날 원.달러 환율 역시 4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딜러들의 전화통은 하루종일 주문을 넣는 전화로 불이 났으며 장중 1,140원을 넘어서자 외환당국의 개입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돌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이날 외환시장 분위기를 "거의 혼돈 그 자체"라고 전했다. 딜러들은 연휴 기간 터진 미국발 금융쇼크로 이날 시장 혼란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큰 출렁임에 모두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이날 환율은 18.90원 급등한 1,128.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1,150원대로 폭등했다. 장중 1,166.20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장 막판 외환당국의 개입성 물량으로 가까스로 1,160.0원을 지킨 채 장을 마쳤다.

시중은행 딜러는 "환율 변동이 너무 급격해 뭐라고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은행권, 달러 자금난 심화 우려

국내 은행들은 가뜩 어려워진 달러 해외 차입이 더욱 어려워질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필요한 달러 자금은 사모형태로 이미 80∼90% 가량 조달해놓았기때문에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지만 공모를 통해 장기물을 발행할 경우 비용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자금 조달을 위해 달러화 이외에 새로운 통화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은 편이다.

우리은행 자금 담당자도 "가뜩이나 외화지금 조달이 쉽지 않은 데 연말까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달러 조달 비용도 상당히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은행은 이번주에 외화 차입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일단 관망하기로 했다.

AIG의 신용등급이 하락했고 워싱턴 뮤추얼도 위태로운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1∼2주는 기다려봐야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탐색해볼 수 있다는 것이 산업은행의 판단이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여유 있게 자금을 조달해둬서 당장 어려움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 국내 은행들은 리먼브러더스의 주식파생결합상품이나 유가 증권에 투자한 금액이 거의 없어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금리, 환율, 주식 등 금융권 전 분야에 미치게 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특히 중기적으로 수출 감소나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이어져 은행의 건전성을 압박할 것으로 우려했다.



◇ AIG생명.손해보험, 고객 동요 차단에 분주

미국 본사가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AIG생명과 손해보험의 한국 지점은 이날 오전 긴급 회의를 열고 가입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날 오전부터 이들 회사로는 자신의 보험 계약이 안전한지 묻거나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국내 고객들의 보험금 지급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가입자들의 동요를 막는 데 주력했다.

두 회사는 이날 공동으로 설명자료를 내고 "먼저 AIG 본사의 유동성 위기와 관련해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로 AIG생.손보가 포함된 보험사업부는 여전히 양호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AIG생.손보는 무엇보다 보험금 지급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악의 경우에도 대부분 고객은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5천만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고 5천만원을 초과하는 계약도 자체 지급준비금으로 100%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G생보의 경우 7월 말 기준 총 자산 7조1천억원에 320만건의 계약을 보유하고 있으며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이 146.6%(6월 말 기준.감독기준은 100% 이상)다.

AIG손보는 7월 말 기준 총 자산 2천374억원에 121만건의 계약을 갖고 있고 지급여력비율(6월 말 기준)은 153.86%다.

AIG생명 관계자는 "설령 미국 본사가 파산해 한국 지점이 철수하게 되더라도 2∼3중의 안전장치가 있어 보험금 지급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변액보험 역시 가입 당시 보장키로 약속한 금액은 모두 보호받는다"고 말했다.

일부 다른 미국계 보험사에 가입한 고객들도 이번 미국발(發) 금융위기의 여파에 따른 영향은 없는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은 "금융시장 점차 안정 찾을 것"

한은은 오전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당분간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등 시장의 불안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한은은 국내 금융기관들이 리먼 브러더스 증권 및 파생금융상품 보유 잔액은 7억 달러, 메릴린치 채권도 6억4천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 사정 역시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함에 따라 상당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스와프 시장의 수급 불균형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당분간 국제 금융시장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필요할 경우 스와프 시장을 통한 외화자금 공급을 확대해 시장참가자들의 심리 안정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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