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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섭 "연예인은 외롭지만 행복한 직업"

입력 : 2008-09-12 15:59:33 수정 : 2008-09-12 15: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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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섭(32)이 돌아왔다. 우수에 젖은 눈빛, 쓸쓸한 표정은 그대로지만 선이 좀더 강해졌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 4년 만에 대중 앞에 선 소지섭은 11일 개봉하는 영화 ‘영화는 영화다’의 주연을 맡았다. 소지섭이 맡은 역은 영화배우를 꿈꾸는 깡패로, 그는 섬뜩한 조폭의 모습과 쓸쓸한 인간 존재의 모습을 모두 담아냈다.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거칠고 우울한 매력을 풍기고 있었다. 하지만 간간이 나오는 미소는 주위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일반 시사회에 가보니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이 박수를 치더라. 직접 영화를 본 소감은?
- (얼굴이 환해지며) 정말이냐? 생각보다 잘 나와서 만족스럽다. 유머와 액션, 그리고 남녀간 로맨스까지 있는 영화다. 좋게 봐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정말 기분 좋다.

△ 두 남자의 교감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결말은 약간 충격적이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 사실 결말은 세 가지 버전이 있다. (고개를 내저으며) 정말 난해하고 예술영화적인 결말, 그리고 상업적인 결말. 이번에 선보인 결말은 그 중간 쯤에 있는 결말이다.

△ 영화판 결말보다 더 충격적인 게 있다는 말인가?
- 영화판 결말은 양호한 거다. 훨씬 받아들이기 힘든 결말이 있다. 감독님이 적절하게 중간점을 찾은 것 같다. 개인적으론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이번 결말이 무척 마음에 든다.

△ 저예산 영화이고, 영화에 직접 투자까지 했다. 대규모 작품으로 복귀할 수도 있었을텐데?
- 시나리오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몇백억원이 투입되고 몇백만명이 들었다고 해도 내실이 없는 경우도 많다. 거품이 많은 것 같다.

△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 4년 만이다. 오랜만의 작품이라 걱정이 많았을 것 같다.
- 처음엔 긴장을 많이 했다. 팬들이 다시 나를 찾을까 하는 걱정보다는 연기가 다시 될까라는 걱정이 더 컸다. 연기에도 ‘감’이란게 있지 않나. 하지만 촬영이 시작되니 금방 ‘감’이 와서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었다. 강지환과는 동갑내기라 잘 맞았던 것 같다.

소지섭은 '영화는 영화다'에서 섬뜩한 조폭과 쓸쓸한 인간의 면모를 모두 보여줬다.

△ 영화 속에는 영화 찍는 촬영장이 묘사된다. 실제 촬영 현장과는 어떻게 다른가?
- 똑같다. 영화에서처럼 정신 없이 찍었다. 영화 속 촬영 스태프가 진짜 스태프였다. 아마 스태영화에서 많은 것을 구하려하기보다는 영화를 본 뒤 친구들끼리 영화에 대해 담소나 나눴으면 좋겠다. 그런 게 영화의 목적인 것 같다프 모두가 영화에 출연했을 거다.

△ 마지막 갯벌신도 힘들게 찍었다던데?
- 서로 액션을 맞추긴 했지만, 갯벌이라 실제처럼 싸우게 됐다. 실제로 많이 맞고 때렸다.
△ 영화처럼 실제로 소지섭과 강지환, 두 사람이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 우린 안 싸운다. 대화를 한다.(웃음)

△ 군대에 있는 동안 어땠나?
- 군대라고 하지 마라. 화낼 사람도 있을 거다.(웃음) 그냥 공익근무다. 정말 하루가 1년 같았다. 물론 현역에 있는 분들은 1년이 10년 같을 거다. 그러니 더욱 연기가 하고 싶었다. 

△ 공백 기간에 TV나 영화를 보면서 내가 했으면 좋았을텐데라며 탐나는 역은 없었나?
- 그런건 전혀 없었다. 배우는 자기가 직접 연기해야 자기 것이 된다. TV는 처음엔 봤지만 나중엔 아예 보지 않았다.

△ 어느덧 30대가 됐다. 느낌이 어떤가?
- 난 지금이 정말 좋다. 예전 얼굴을 보면 어딘가 빈 구석이 보인다. 하지만 지금 얼굴은 꽉 찬 느낌이고, 더 남자답고 더 배우답다는 생각이 든다.

△ 최근에 일본에서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스타로 꼽혔다. 그런 몸매와 스타일을 유지하는 비결은?
- 사실 난 몸짱이 아니다. 몸짱은 내가 잘 아는 형들 두 명이 있다. 송승헌과 권상우가 진짜 몸짱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먹으면 바로 살 찌는 체질이기 때문에 꾸준히 운동을 한다. 몸짱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하는거다. 하루에 1시간∼1시간 반 정도 매일 꾸준히 운동하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 최근엔 가수 역할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달 발매된 ‘G’라는 앨범의 가수가 소지섭이라는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 나중에 밝히려고 했는데 본의 아니게 미리 알려져버렸다. 원래 음악을 좋아했고 그 중 힙합을 정말 좋아했다. 그래서 기회가 닿아 랩을 하게 됐다. 앞으로 프로젝트 형식으로 또 참여할 수는 있어도 가수 활동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난 연기자다.
△ 패션도 힙합 스타일을 좋아하나?
- 좋아한다. 하지만 30대가 되니 이젠 좋아해도 못 입겠다. (웃음)

△ 실제 성격은 어떤 편인가?
- 어떻게 보이나?
△ 음… 뭐랄까… 시크한 듯 무심한 얼굴에 여성팬들이 따라다니는 모습을 보면 ‘슬램덩크’의 서태웅 이미지가 떠오른다.
- 정말? 그런 말은 처음 듣는다. 오히려 강백호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 강백호는 발랄하고 귀여운 스타일이지 않나. 내가 볼땐 강백호보다는 서태웅 이미지다.
- 주위에선 강백호같다고 한다. 아무래도 무엇에 빠지면 열정적으로 몰두하는 게 닮은 것 같다.

△ 최근 탤런트 안재환의 죽음이 대중에게 큰 충격을 줬다. 밝고 화려하게 보이는 연예인 삶 이면에 그런 어두운 면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다.
- 나도 정말 안타까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죽음을 둘러싼 뒷얘기들이 무성한 게 더욱 싫었다.

△ 연예인으로 산다는 건 분명 일반인들과 다를 것이다. 도대체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어떤 것인가?
- 연예인은 무엇이다라고 한 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다. 다만 연예인은 화려하게 보이지만 무척 외로운 존재다. 하지만 팬들의 사랑이 온몸에 닿듯 느껴진다는 점에서 정말 행복한 직업이기도 하다.

△ 롤모델로 삼는 국내외 배우가 있나?
- 롤모델은 없지만 좋아하는 배우는 에드워드 노튼이다. 다양한 연기 변신이 정말 최고다.

△ 최근에 본 영화 중 마음에 든 영화는?
- ‘영화는 영화다’가 제일 좋았다.(웃음) 농담이고 ‘다크 나이트’를 재미있게 봤다. 사실 악역도 굉장히 하고 싶기 때문에 조커같은 역을 꼭 해보고 싶다. 하지만 계속 어두운 역을 해왔기 때문에 다음엔 밝은 역을 해보고 싶다. 어느 한쪽의 이미지로 굳어질까 두렵기도 하다.

△ ‘영화는 영화다’라는 제목은 무슨 뜻이라고 생각하나?
- 말 그대로 영화는 영화다. 영화에서 많은 것을 구하려하기보다는 영화를 본 뒤 친구들끼리 영화에 대해 잠깐이라도 담소나 나눴으면 좋겠다. 그런 게 바로 영화를 만드는 목적인 것 같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사진= 세계닷컴 황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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