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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보고대회 북한 군부 및 내각 주요인사들이 8일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정권 창건 60주년 경축 중앙보고대회에서 일제히 기립한 채 손뼉을 치고 있다. 평양=AP연합뉴스 |
특히 9·9절을 하루 앞둔 8일 정권 창건 경축 중앙보고대회가 평양체육관에서 열렸다는 점은 주의 깊게 볼 만하다.
지금까지 북한이 ‘정주년’(‘0’이나 ‘5’로 끝나는 ‘꺾어지는 해’를 뜻하는 북한 용어)에 중앙보고대회와 열병식을 함께 치른 적은 거의 없다. 최근 10년간 북한은 정주년이 아닌 51∼54돌, 56∼59돌에는 열병식 없이 9·9절 전날인 9월 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은 채 중앙보고대회를 개최했다. 50돌, 55돌에는 중앙보고대회는 하지 않고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병식과 군중시위를 개최했다.
북한이 이처럼 정권 창건 60돌 행사를 화려하게 치른 것은 무엇보다 내부결속용이라는 분석이다. 핵 신고서 제출 이후에도 테러지원국 해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북한 내 강경파를 끌어안는 게 급선무가 된 것이다. 여기에 심화하는 경제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 불식과 체제기반 강화도 풀어야 할 과제다. 따라서 이번 행사 면면에는 이러한 북한 내부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장치가 녹아있는 셈이다.
북한은 정권 창건 60돌을 맞아 김 위원장의 업적과 함께 주민들의 ‘단결’을 그 어느 때보다 강조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헌법상에 규정된 5년의 임기를 끝내고 형식적으로나마 재추대를 받아야 하는 해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업적에 대한 선전이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 행사가 당초 예상과 달리 오전에 열리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오전에는 열병식 등 준비된 행사를 치르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종래 유사 행사 때는 오전에 열병식과 퍼레이드, 오후에 무도회와 횃불행진을 벌였다는 점에서 이번엔 이례적인 동향이다. 한 탈북자는 “열병식 행사는 항상 오전에 하는 것이 관례”라며 “북한이 행사를 미루는 이유를 주의 깊게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등 5대 주요 기관들은 9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하문에서 김 위원장의 ‘선군영도’로 “공화국(북한)의 최고 이익과 민족의 생존권,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굳건히 수호해 나갈 수 있는 강력한 전쟁 억제력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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