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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적을 태워죽이고 사랑하는 아들들도 비정하게 죽인 '질투의 화신' 메데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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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8-18 14:15:44 수정 : 2008-08-18 14: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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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세우스의 모험

가마솥에 들어간 아이손을 모두들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 메데이아는 다시 아이손을 꺼내주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아이손은 아들인 이아손만큼이나 젊은 혈기와 힘을 가지게 되었다. 그 모습에 모두들 놀라 어쩔 줄  몰라 했다. 이들은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런데 아이손이 젊어져서 혈기가 왕성해 졌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덜컥한 사람이 있었다. 다름 아닌 아이손의 동생 펠리아스 였다. 원래 이아손의 아버지 아이손이 이올코스의 왕이었지만 늙어서 힘을 못 쓰자, 펠리아스가 불손한 마음을 먹고 아이손의 왕위를 빼앗았던 것이다. 그런데 아이손이 젊어졌다는 소식을 접하자  펠리아스는 부랴부랴 메데이아를 찾아왔다. 펠리아스는 메데이아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메데이아! 내 조카에게 이렇게 훌륭한 아내가 있다니, 참으로 반갑네. 내 평소에도 조카를 많이 아껴주는 마음이 있었지. 어떻게 나도 좀 젊어지게 해주면 안 되겠나?”

그러자 메데이아는 그에게도 젊어지도록 해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펠리아스는 의심하며 그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메데이아는 간악한 펠리아스의 마음을 꿰뚫고 있었으므로, 대신 먼저 양을 가지고 실험해 보기로 제안했다.

“걱정하지 마소서. 왕이시여, 정히 두려우시면 대신 양을 가지고 실험을 해보도록 해드리지요.”

그녀는 아주 늙어서 죽기 일보직전인 양을 골라서 가져오게 한 다음 가마솥에 신비의 약초를 갈아 넣고는, 무섭게 펄펄 끓는 물에 양을 집어넣도록 했다. 펄펄 끓는 물을 보자 양은 들어가지 않으려고 강하게 버티었다. 하지만 메데이아는 양을 번쩍 들어 순식간에 가마솥에 집어넣었다. 김이 서려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숨을 죽이며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잠시 후 메데이아는 양을 다시 꺼냈다. 그러자 놀랍게도 병들고 죽을 것 같았던 양은 아주 팔팔하게 젊고 힘센 양으로 변해 있었다.

메데이아는 펠리아스의 딸들을 돌아보며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었다. 그러자 펠리아스의 딸들은 메데이아에게 아버지를 젊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그러자 메데이아는 다시 의식을 행했다. 준비를 끝내고는 펠리아스의 딸들에게 아버지를 솥에 넣으라고 했다. 하지만 펠리아스는 두려운 마음에 선뜻 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펠리아스의 딸들은 아버지에게 간청했다.

“아버지, 지금 큰 아버지는 젊은이가 되셨는데, 아버지가 늙은 채로 있으면 어떻게 해요. 보셨잖아요. 늙은 양이 솥에 들어갔다 나오더니 아주 팔팔해 졌잖아요.”

그런데도 펠리아스가 머뭇거리자 딸들은 합세하여 펠리아스를 가마솥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잠시 시간이 흘렀다. 김이 서려 앞이 한동안 보이지 않다가 서서히 서렸던 김이 사라지면서 가마솥 주위가 밝아졌다. 그러면서 가마솥 안에 실체가 잘 들여다보였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 모두 긴장하며 가마솥 주위로 모여들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상했다. 지금쯤 팔팔해져서 나와야 할 펠리아스는 아무 말도 없었다. 조용할 뿐이었다. 그의 딸들이 조심스레 다가갔다.

“아버지, 아버지, 아니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아무래도 아버지가 이상하셔.”

하지만 메데이아는 아무 말 없이 가마솥 주변에 오지도 않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가마솥에 들어간 펠리아스는 그냥 그대로 푹 삶아져서 형체가 일그러진 채로 죽어 있었다. 실상 메데이아의 계교였는데, 이에 딸들이 속아서 아버지를 삶아 죽이게 된 셈이었다. 이아손의 동력자들인 아르고나우테스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이올코스를 빼앗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아이손의 원수를 갚기로 했을지라도 그것은 흉악한 범죄였다. 메데이아의 흉악한 죄를 알아차린 헤라는 이제까지는 이아손과 메데이아의 편에 있었지만 이들을 버리기로 했다. 헤라의 저주로 이아손과 메데이아는 이올코스를 떠나야만 했다. 추방당한 그들은 코린토스로 향했다. 메데이아의 아버지가 수년 전에 이 곳 코린토스의 왕위에 이었던 연고로 이들은 코린토스로 향했던 것이다. 코린토스에 정착한 메데이아와 이아손은 그런대로 행복하게 살면서 많은 자식을 낳았다.

하지만 늘 아내의 그림자에 눌려 살다시피 하던 이아손은 삶의 권태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던 차에 코린토스 왕인 크레온은 자기 딸 글라우케와 이아손을 혼인시키고 싶어 했다. 이아손은 자식들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왕의 사위가 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왕의 제의를 받아들여 메데이아에게 이혼하자고 말했다. 법도 상 남자가 이혼을 청하면 물리칠 수 없었으므로 메데이아는 어쩔 수 없이 이혼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하지만 아버지까지 배신하고, 그를 구해주었고, 이제까지 자신이 치룬 희생을 생각하면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속으로 화를 삭이던 그녀는 무서운 흉계를 꾸며냈다. 그녀는 큰 아들 메르메로스를 불러 일렀다.

“얘야, 너의 아버지 이아손이 오늘 글라우케라는 여인과 결혼을 한단다. 비록 내가 너의 아버지와 이혼을 하는 처지다만 그간의 정을 생각하여 너의 새어머니가 될 여인을 위해 신부가 입을 옷을 만들었으니 갖다 주면서 내 마음을 전하여라.”

신부 의상을 받은 글라우케는 메데이아의 아들로부터 메데이아의 말을 전해 듣고는 고마움을 표시했다. 진정으로 고마운 마음으로 그녀는 정성스럽게 신부 복장을 챙겨 입었다. 그런데 기가 막힌 일이 벌어졌다. 그 옷을 입자마자 온 몸이 타들어가는 듯한 뜨거운 기운에 어쩔 줄 몰라 비명을 질렀다. 너무 뜨거워서 옷을 벗어버리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더 달라붙으면서 몸을 태우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사람들이 몰려오기도 전에 새카맣게 타서 죽고 말았다. 메데이아가 복수심에 불타서 신부 복장에 독을 발라두었던 것을 모르고 신부 옷을 입었다가 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질투심으로 연적 글라우케를 죽인 메데이아는 자신의 죄를 감추기 위해 글라우케를 죽인 것은 바로 자신의 자식들인 메르메로스와 펠레스라고 외치면서 그들을 비정하게 죽이고 말았다! .

한편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크레온 왕은 딸이 불에 타면서 신음하는 모습을 보고는 급히 그녀의 옷을 벗기려고 손을 대었다. 그런데 그 순간 그가 그 옷에 손에 닿는 순간 그 역시도 타서 죽었다. 사태가 커지자 제정신이 든 메데이아는 다급해졌다. 자신도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당장 이 자리를 피해야만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이제 어떻게 한담.”

여기에 생각이 이르자 그녀는 마법의 힘을 이용하여 자신의 할아버지, 태양의 신 헬리오스의 전차를 찾아내었다. 뱀이 끄는 마법의 날개 달린  헬리오스의 전차를 타고 코린토스의 시내에서 변두리로 도망을 쳤다. 코린토스의 외딴 곳으로 도망을 쳐서 그녀는 그 곳에서 은거했다.

우연히 메데이아가 아이게우스와 만났던 곳이었는데, 아들을 낳을 수 있는 비의를 받기 위해 신탁을 받고 돌아오던 아이게우스를 만나 인연을 맺었던 것이다. 그녀는 아이게우스에게 아들을 낳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했고, 대신에 아테나 신전을 지어달라는 메데이아의 요청대로 아테나 신전을 지어준 인연이 있었다.

한편 아이게우스는 아테네로 돌아오자 신탁에서 돌아오다 맺은 여인이 떠올랐다. 그리고도 자신과 인연을 맺었던 여인들을 떠올렸다. 하지만 모두를 지나간 인연이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그는 신탁을 받고 돌아오다가 만난 여인이 떠올랐다. 묘한 매력의 그녀가 눈에 선하게 떠올랐다. 왠지 모를 허전함과 외로움이 밀려들었다. 아이게우스는 급히 신하를 시켜서 메데이아를 불러오도록 했다.

마녀 메데이아와 아이게우스의 만남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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