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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메달 소식에 직장인들 행복한 고민

입력 : 2008-08-12 16:54:11 수정 : 2008-08-12 16: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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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 없는 올림픽'에 일손 손에 안 잡혀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가족들이 모두 모여 유도 경기를 시청하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12일 베이징에서 사격 진종오 선수와 수영 박태환 선수가 무더위를 식혀주는 ‘메달 낭보’를 연이어 전해오자 직장인들이 행복한 고민에 싸였다. 

베이징과 시차가 불과 1시간 차이밖에 나지 않아 대부분의 경기가 업무시간에 진행되는데, 연이은 메달 소식에 신경이 온통 올림픽에 쓰인다는 것.

 보험회사에 다니는 전모(28)씨는 점심시간에 박태환 선수의 은메달 소식으로 동료들과 이야기꽃을 피웠다. 상사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인터넷 생중계로 수영 200m 결선을 시청했다는 그는 “박태환 선수를 2위로 밀어낸 펠프스 선수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아직 나이가 어린 박태환 선수에게 넘어야 할 목표가 있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과 흥분을 한층 더해준다”며 시청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전씨는 “상사 눈치보랴, 업무 신경쓰랴 한국 선수들이 전해오는 낭보를 마음껏 즐길 수가 없다”며 시차가 없는 올림픽 관전을 아쉬워했다.

 학원강사 김모(26·여)씨는 올림픽 개막 이후 지금까지 한국 선수들 메달 소식을 한 번도 생중계로 본 적이 없다. 김씨는 “낮에는 수업시간이랑 겹치고, 저녁이나 주말에는 집에 TV가 없어 경기를 보지 못했다”며 “쉬는 시간마다 인터넷으로 경기 결과를 확인하지만, 결승전 특유의 조마조마한 긴장감과 메달의 감격을 즐기기에는 무리”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공무원 박모(26·여)씨도 “사무실에 TV는커녕 인터넷도 보안 인터넷이라 이번 올림픽하고는 담을 쌓은 채 지내고 있다”며 “남자친구에게서 메달 소식을 전해 듣을 때마다 신경이 쓰여 이제는 아예 관심을 끄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에 비해 TV시청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에 속하는 학생과 주부들은 잇따라 들려오는 금빛, 은빛 낭보에 마음껏 환호성을 질렀다. 이들은 특히 진종오 선수가 결승전 마지막 시도에서 저조한 점수에 그쳤을 때를 떠올리며 ‘숨막히는 결승전’의 진면목을 봤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원생 김모(28)씨는 “진종오 선수의 마지막 점수가 저조해 4년전 실수를 되풀이하는 줄 알고 가슴을 졸였다”며 “진종오 선수가 관중들의 환호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다가 금메달이 확정되자 웃음을 띄는 것을 보고 나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말했다.

 주부 문모(56)씨도 “진종오 선수가 지난주 공기권총 10m에서 은메달에 그치며 ‘미안하다’고 했는데, 이제 미안함을 훌훌 떨치게 돼 나도 기쁘다”며 “진 선수가 4년간의 노력의 결실을 맺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집에서 여유롭게 수영 결승전을 시청했다는 대학원생 권경순(30)씨는 “펠프스 선수의 기량이 워낙 특출나 감탄하며 보고 있었는데, 박태환 선수가 2등을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수영 불모지 한국에서 메달을 두 개나 따내는 선수가 나오다니 감탄밖에 안 나왔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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