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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글로리아] 중동건설 첫장 연 대림산업

관련이슈 '파이팅 글로리아' 3부 신화를 꿈꾸는 건설산업

입력 : 2008-08-11 09:55:11 수정 : 2008-08-11 09: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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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수주 1호… 업계 ‘맏형’
◇중국 상하이의 IIP플랜트 야경. 대림산업 제공
“영국에 상주하던 발주처 직원들은 저희를 ‘모닝 알람’으로 불렀습니다. 6개월간 현지 출근시간(오전 9시)에 맞춰 매일 전화했거든요. 우리의 시공 경험과 기술력을 알리고 싶은데 관심을 갖지 않아 방법이 없었습니다.”

대림산업 플랜트사업본부 해외영업팀장인 채동원 부장이 털어놓은 ‘사우디 카얀 폴리카보네이트(PC) 프로젝트’의 수주 뒷얘기다. 작년 2월에 계약한 이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 26만t의 PC 생산설비를 짓는 13억5000만달러짜리 공사. PC는 금속처럼 단단하고 산이나 열에 강해 전자기기와 기계 부품에 널리 쓰이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다.

PC 생산공장 건설은 시공 난이도가 일반 석유화학 플랜트에 비해 높아 건설사 시공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평가받는다. 특히 사우디 카얀 페트로케미컬 사가 발주한 이 공사는 PC 생산공정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맹독성 신경가스인 ‘포스겐’을 쓰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됐다. 당시 같은 방식으로 건설 중인 플랜트는 세계적으로 3곳에 불과했다.

발주처나 라이센서(원천기술보유사)가 시공사 선정에 매우 보수적이었던 건 이러한 이유에서다. 카얀 PC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박홍춘 상무는 “대림은 이미 신기술이 적용된 플랜트 3곳 중 하나인 호남석유화학 발주 공사를 수행 중이었지만 눈길을 주지 않았다”면서 “전화 공세는 우리의 시공 노하우를 알리고자 했던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최대 규모 토목공사로 기록된 카룬댐 전경.
대림산업 제공

◆목재상에서 건설명가로=아파트브랜드 ‘e-편한세상’으로 유명한 대림산업은 1939년 목재상으로 출발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설사’란 기록을 갖고 있다. 올해로 창립 69주년. 1962년 시공능력 평가 제도가 생긴 이래 ‘46년 연속 10대 건설사’의 위상을 지켜오고 있으며, 건설사로는 유일하게 ‘53년 연속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래서 국내외 건설에서 ‘최초·최고’의 수식어가 숱하게 따라붙는다. 1966년 미 해군시설처(OICC)로부터 공사 착수금 4만5000달러를 받아 한국은행에 송금하면서 ‘해외건설 외화획득 1호 기업’이 됐다. 1973년에는 사우디 정유공장 보일러 설치 공사를 수주하면서 중동건설의 첫 장을 열었다. 이어 1975년 1월에는 국내 업체 최초로 쿠웨이트에 진출했고, 5월에는 이란 시장을 뚫었다. 같은 해 9월에는 국내 최초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유공장 건설 공사를 수주해 아프리카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 가운데 1983년 4월 착공한 이란의 ‘캉간 가스정제공장 건설공사’은 대림산업이 해외건설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가 발주한 이 프로젝트는 험준한 암벽으로 둘러쌓인 해발 734m의 고원지대에 하루 3400만㎥ 규모의 천연가스 정제시설을 건설하는 공사로, 착공 76개월 만인 1990년 8월에야 준공됐다. 설계도면 미비와 발주·감리사 측의 경험 미숙도 문제였지만 ‘이란·이라크전쟁’ 발발로 현지에 진출한 건설업체들이 대거 철수하는 상황에 맞닥뜨린 것. 1988년 6월에는 이라크군의 공습으로 큰 피해를 보고도 끝까지 공사를 마무리해 이란 정부로부터 ‘피를 나눈 형제’란 신뢰를 얻게 됐다. 이 같은 인연을 전후해 대림산업이 이란에서 수행한 프로젝트는 총 35건, 45억달러어치에 이른다.

◆동남아와 민자발전사업에 주력한다=8월 현재 대림산업은 30억8000만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수주 목표인 21억2000만달러는 지난 5월에 초과 달성했다. 작년에는 연초 목표인 6억5000만달러를 훌쩍 넘는 23억달러를 기록했다. 대림산업의 양대 축인 건설사업부가 시공을 책임지고 유화사업부가 시운전을 맡아 운영을 책임지는 시스템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대림산업은 올해 물량 발주가 늘어나는 중동 텃밭을 다지는 동시에 인도와 필리핀 등 동남아시장의 재진출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플랜트 부문에서는 대형화 추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해외 선진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기로 했다. 수익성은 높이되 리스크(위험)는 분산시키는 것이 향후 해외사업의 성패를 가름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에는 글로벌 인사팀이란 조직을 신설했다. 해외 플랜트사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엔지니어급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확보·관리하는 것이 절실해졌기 때문.

김종인 대림산업 사장은 “국내뿐 아니라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동과 아시아 국가들이 추진하는 IPP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플랜트 외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역량을 확충해 발전에너지 플랜트를 투자개발형으로 육성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대림산업 주요 해외공사 현황
국가명 프로젝트명 사업내용 공사기간 공사금액(달러)
사우디 사우디 SAHARA PDH&PP 프로판 탈수소 및 폴리프로필렌 공장 공사 2006.1.25∼2009.2.7 3억6000만
사우디 IBN ZAHR UTILITIES 폴리프로필렌 제조 및 주변시설 공사 2006.7.15∼2008.6.14 2억8000만
사우디 KayanPC 폴리카보네이트 제조시설 공사 2007.2.22∼2010.4.21 13억5000만
사우디 NCP POLYMER 폴리머 복합 생산공장 건설공사 2008.1.1∼2011.5.10 9억6000만
이란 이란 AKPC LDPE 저밀도 폴리에틸렌 건설공사 2005.7.1∼2008.10.31 1억
이란 LNG LNG 저장탱크 건설공사 2007.10.22∼2011.4.21 1억5000만
이란 SPGD PH. 6/7&8 가스정제 플랜트 공사 2003.7.1∼2007.8.31 3억
이란 ESFAHAN REFINERY 정유공장 확장 공사 2008.1.12∼2012.12.11 6억7000만
쿠웨이트 쿠웨이트 9 Crude Oil Filling Line 원유 이송 시설 설치 공사 2007.6.5∼2010.3.31 2억4000만
필리핀 필리핀 PetroFCC 복합 정유시설 증설 및 개조 공사 2006.2.1∼2008.2.18 2억1000만
필리핀 Petron BTX 벤젠, 톨루엔, 자일렌 생산공장 공사 2007.4.10∼2009.1.31 83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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