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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차 만들기, 실패하지 않는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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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매실을 가지고 오신 형님, 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내려놓는데 나는 그 속에서 푸른 꿈을 본다. 청 매실을 따려고 풀숲을 헤치며 매화나무 가지에 올라 장대질 하는 소리를 듣는 것만 같다.

시골집 울타리에는 매실은 아니어도 살구나무가 있었는데 이맘때쯤이면 누런 살구가 얼마나 맛있었는지…그 새콤달콤한 맛을 잊지 못해 이른 아침부터 살구나무 밑에 가서 한 바가지씩 주워오던 생각이 난다.

이 매실도 그렇게 땄으리라. 장대질하며 흔들어대던 나뭇가지 사이로 햇살을 받으며 풀숲을 헤치며 보석을 줍듯 한 개 한 개 찾았으리라.

큰 다라에 물을 담고 매실을 씻는다. 꼭지 하나하나를 따내고 흐르는 물에 씻어 소쿠리에 건진다. 물기를 뺀 다음 동량의 설탕에 재워 유리병에 담아 밀봉해 둔다. 설탕을 넣고 그 위에 매실을 넣고 또 설탕을 넣고 매실을 넣고 맨 위에 설탕을 듬뿍 넣고 밀봉을 한다. 음지에서 100일 정도 숙성시킨 다음 건져내어 매실차 원액을 만든다.

몇 년 전, 처음으로 '매실차 만들기'를 시도했다. 100일 쯤 지난 어느 날, 매실 원액을 쏟아 부었다. 설탕이 아직 녹지 않은 것을 건져내고 있을 때 의성 아주머니는 그것을 보고 다시 그 용기에 담으라고 했다. 매실과 설탕을 넣고 가끔 저어주든지 흔들어 주어야지 설탕이 녹아 맛있는 매실원액이 된단다. 매실을 그렇게 건지면 어떻게 하느냐고 핀잔을 듣고서 다시 그 용기에 담고 흔들어 주었다. 물이 어느 정도 생기면 흔들어서 설탕이 다 녹아야 된단다. 그것도 모르고 그냥 100일이 되었으니 다 된 줄 알고 윗물만 부으니 조금밖에 안되었다.

가끔 남편은 나에게 주부 맞느냐고 핀잔을 준다. 그냥 우스갯소리려니 했는데, 이럴 때는 정말 내가 주부일까 의문을 갖기도 한다. 꼼꼼한 것 같으면서도 덜렁덜렁한 면을 가지고 있으니 반은 남자성격이요, 반은 여성성격인 중년의 나이임을 실감한다.

실패작인 매실을 다시 용기에 붓고 며칠마다 한 번씩 흔들어 주었더니 설탕이 다 녹았다. 매실을 건져내고 병에 담아 보관했다. 그 이듬해 여름, 매실차로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었던 기억에 오늘도 손님 앞에 시원한 매실차 한잔을 권한다.

작년에 담가 두었던 매실원액에 얼음을 띄우고 생수를 부어 휘휘저어서 내 놓으면 얼마나 갈증이 해소되는지 참으로 맛있게 먹었다고 칭찬한다. 한 번의 실수로 매실차 담그는 법을 완전히 터득한 것이다. 첫해에는 꼭지를 빼지 않고 해서 꼭지가 둥둥 떠 다녔다.

이제는 그런 실수는 하지 않는다. 어떤 이는 매실차가 위장병에 좋다고 하고 어떤 이는 아토피에 좋다고도 한다. 매실원액을 병에 담는다. 쪼글쪼글한 매실을 씨를 발라내고 장아찌를 담았는데 참으로 맛있다. 곰팡이도 끼지 않고 밖에 놔두어도 괜찮다. 이렇게 더운 여름날, 김밥 속에 매실 장아찌를 넣으면 잘 쉬지도 않는다.

일본에서 만들어 온 오매보시는 또 얼마나 맛있든가? 내장의 열을 다스린다는 매실을 가지고 한 잔의 차를 먹을 때 여름은 덥지 않으리라.


/ 이명희 myung769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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