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해진 금리인하론=지난 5월 초까지 줄기차게 이어져온 정부 쪽 금리 인하 요구도 사그라졌다. 한은 금통위에서도 “경기 침체에 대응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지난 4월 금통위에서 박봉흠, 강문수 금통위원은 금리 인하에 표를 던졌다.
하지만 고유가와 네자릿수 환율 흐름이 이어지면서 6월 금통위에서는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부도 그동안 물가 불안을 부추긴 고환율 정책의 궤도 수정 움직임을 보이는 등 물가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달 금통위만큼 예상하기 쉬운 적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각종 금리전망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응답이 90∼100%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4월 국제수지동향에서 수출의 견조한 상승세로 경기가 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금리 인상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최근 “글로벌 경제가 인플레이션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경제성장보다 인플레이션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한은이 향후 기준금리를 1%포인트까지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에 나서는 나라들=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이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있는 사안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다.
ECB는 지난 5일 기준금리를 4%로 동결했으나 7월에는 소폭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내비쳤다.
ECB의 금리인상 예고는 2007년 6월 이후 이어져온 금리 동결 기조에서 벗어나 경기와 물가 두 마리 토끼 잡기에서 물가 관리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시아 국가들도 물가 상승을 우려해 금리 인상에 발벗고 나섰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중앙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올렸다.
지난 4월 이후 금리를 인상한 국가는 헝가리를 비롯해 브라질 러시아 터키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10개국을 넘는다. 식료품이나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다.
미국의 금리 인하 행진도 일단락된 것으로 분석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시대는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내수 부진과 경기 둔화 조짐이 번지고 있어 금리를 올리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유가와 환율이 안정되면 경기 활성화를 위해 연내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홍진석 기자
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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