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입장 근접… 경기부양 추진 재정부 부담
◆고유가, 환율 상승에 경제전망 대폭 수정=KDI는 12일 발표한 ‘2008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유가와 국제원자재가 급등 등을 감안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의 5.0%보다 0.2%포인트 내린 4.8%로 수정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 당시 배럴당 연평균 75달러 안팎으로 가정했던 원유 도입단가가 최근 100달러 안팎으로 급등했고, 환율도 지난해 수준보다 13% 안팎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5% 성장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지난달 28일 기존 4.8%를 4.5%로,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도 5.0%에서 각각 4.7%, 4.9%로 수정한 바 있다.
KDI는 또 환율 급등에 따라 수출은 당초 10.9%에서 18.4%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수는 크게 부진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민간소비는 4.5%에서 3.0%로, 설비투자는 6.2%에서 2.4%로, 건설투자는 4.3%에서 2.2%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경상수지는 환율상승에 의한 적자축소 요인이 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에 의한 적자확대 요인을 상쇄, 당초 26억달러 적자에서 균형상태에 가까운 6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업률은 3.2%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당초 2.8%에서 4.1%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KDI는 이에 따라 물가안정에 최우선을 둬야 하고, 추경보다는 세계잉여금 중 여유 재원 4조9000억원을 감세 등 확장적 재정정책에 쓰는 게 경제안정에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조동철 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경기부양과 물가안정 중에 심각하게 정상치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물가”라고 했고, 재정운용 방향도 “재정지출 확대(추경)보다는 감세를 추진할 때”라고 말했다.
◆곤혹스런 재정부=KDI는 보고서에서 사실상 경기부양보다는 물가안정을, 추경 편성보다는 감세를 우선하라고 주장, 성장에 무게를 둔 재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KDI는 단기 거시정책 운용방향에 대해 “중기 물가안정 목표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수 둔화를 완충하는 정도로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즉 물가안정이 경제안정의 선결조건이라며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을 더 이상 키우지 말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최근의 경기둔화 조짐은 경기급락 신호로 해석될 정도는 아니고, 외부 여건에 의해 어느 정도 내수 둔화를 불가피한 현상으로 인식하고 감내하는 게 경기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 같은 입장은 최근 경기를 하강국면으로 규정하고 내수를 진작하는 경기부양을 추진하려는 재정부의 입장과는 방향이 다른 것이다. 오히려 “현재의 경기는 급락이 아니라 경기둔화 정도 수준”이라며 물가안정을 우선하는 한국은행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셈이다. 재정부의 고민이 깊어가는 형국이다.
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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