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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무한경쟁 시대… 고성장 ‘옛말’

입력 : 2008-05-04 13:57:58 수정 : 2008-05-04 13: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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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2억4000만개, 매출 6050억원, 개당 단가 2510원

 

[이허브] 2008년 1분기 택배시장 점검... 2008년 1분기 국내 택배시장은 지난해 동기와 유사한 상황을 보이며 자연증가 물량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물량 증가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연평균 20% 이상 고성장을 해온 택배시장이 이제 최고점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택배시장 안팎으로 별다른 호재가 없는 데다 가격 하락으로 당장은 수익성 개선도 어려워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택배 가격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기름 값 상승으로 운영비 부담이 커지며, 서비스 인력 확보도 어려워 상황은 더 악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2008년 1분기 국내 택배시장 물동량은 총 2억4000만개로 지난해 동기의 2억600만개(전년 대비 16% 증가)와 비교해 약 15% 정도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신규 진입한 대기업 택배사들의 시장 확대 전략에 따라 택배 가격은 여전히 바닥권을 맴돌고 있다.

대한통운과 한진을 포함한 메이저 4사와 전국 배송 네트워크를 갖춘 12개 택배사의 1분기 물동량과 증가율, 그리고 정기화물 택배 4사의 추정 실적을 토대로 1분기 시장 현황을 정리해 보았다.

신규진입 대기업 시장확대 전략도 큰 부담
유가상승 따른 운영비 증가로 수익성 악화

이번 1분기 현황은 대한통운, 한진, 현대택배, CJ GLS(HTH택배 포함) 등 메이저 4사와 우체국택배, 로젠택배, 동부익스프레스 택배(구 훼미리택배), KGB택배, 하나로택배(구 고려택배), KG옐로우캡 택배, 동원택배(구 KT로지스, 아주택배), 신세계 쎄덱스 택배에 정기화물운송의 경동합동택배, 대신택배, 천일택배, 건영택배를 포함하여 모두 16개 업체의 물량과 매출액을 합산했다. 이 중 정기화물운송 4개사는 추정치로 데이터를 분석했다. 

B2C 물량 평균가격 140원이나 하락

올 1분기 택배시장은 물량 증가폭이 크지 않은 가운데 불안한 출발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량은 약 2억4000만개가 움직였으며, 개당 가격은 지난해 2650원에서 140원이 떨어진 2510원으로 추정해 택배시장 총 매출액은 6050억원 정도다. 

1분기 물량증가는 여전히 온라인시장 확대에 따른 것이며, B2C(기업대 개인) 물량의 평균가격은 최저 요금에 맞춰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B2C 화물 중 도서와 소형화물이 많은 인터파크와 예스24, 알라딘의 택배 서비스를 CJ GLS와 제휴한 사가와익스프레스가 모두 맡게 됨에 따라 지난해 평균 1300원이던 가격은 1250원으로 50원이 하락했다. 또 일반 중대형 B2C 화물도 지난해와 비교해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최저 2300원까지 내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부터 진입한 후발 대기업 택배사들이 가격을 낮추며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어 또 다른 인수ㆍ합병(M&A) 바람이 불기 전까지는 이 같은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통운 올해 30% 성장…선두자리 고수
적자 지속 후발주자들 M&A국면 맞을 수도

메이저 4사의 물동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대한통운이 처리 물량과 매출액 등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고, 한진택배와 현대택배가 15% 내외의 성장세로 그 뒤를 잇고 있다. CJ GLS는 HTH택배와의 합병을 앞두고 물량 확보에 적극적이지만 10%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통운은 지난해 58% 성장에 이어 올해도 30%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시장 점유율 넓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체국택배는 16%(지난해 31%), 유진그룹 로젠택배는 22%(지난해 25%)로 성장세가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동부익스프레스택배는 상위권 진입 직전까지 올라선 것으로 보이나 수익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G옐로우캡은 물량 발표가 없어 인수 후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KGB택배도 지난해 비해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세계 세덱스택배와 동원택배는 수익성 악화로 성장률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프랜차이즈 영업소 조직의 본사 불신 등으로 서비스는 물론, 물량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1분기 메이저사들은 대부분 물량이 3000만개(지난해 2500만개)를 넘어 월평균 1000만개 이상, 하루 평균 40만개 이상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하위권 택배사들은 물량이 1800만~2000만개 수준으로 월 700만~800만개를 처리하고 있다. 심지어 적은곳은 하루평균 10만개 처리 물량으로 사업의 계속 여부까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시점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기화물 택배사의 경우 경동합동택배와 대신정기화물택배의 물동량은 월평균 4000만개, 천일정기화물과 건영택배는 각각 하루평균 10만개, 8만개 수준으로 추정된다.  

롯데, SK 등 진출설도 시장 악화에 ‘없던 일로’
 
수익성 악화에도 국내 택배시장 물량이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데는 여전히 전자상거래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온라인 시장 규모가 지난해 15조8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2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물량 확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온라인 최저가 거래상품의 택배 운송료가 전체 택배 가격을 끌어내리는 원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는 점은 향후 택배시장의 복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4월 1일부터 예스24와 인터파크 등 온라인 서점 물량이 CJ GLS와 제휴한 사가와익스프레스로 넘어가면서 다시 가격이 내려간 것도 시장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하반기 물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연 10% 내외의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나, 택배가격이 더 하락하면 사업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택배업계가 현재의 수익률 악화를 얼마나 견뎌 낼 수 있느냐다. 택배업체가 모두 적자구조인 상황에서 모기업들의 지원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몇몇 선발업체를 빼고는 후발 대기업의 지원이 끊기면 택배시장은 다시 M&A 국면을 맞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대다수 택배사가 저가 수주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현대택배는 물량이 늘어도 인프라 투자는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또 롯데, SK 등 대기업 진출설도 시장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없어 수면 아래에서만 논의될 뿐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으로 차량 증차 금지, 배송인력난, 운영비 상승 등이 여전히 하반기 택배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손정우 기자 jws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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