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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훈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 |
그래서인지 병원을 찾는 남자들은 보통 “사랑을 할 때 남자와 여자 중 누가 더 강렬한 오르가슴을 느끼나요?”, “아내의 오르가슴이 진짜인지 거짓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등과 같은 질문을 하곤 한다. 이 말은 바꾸어보면 그만큼 남성들이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데 일종의 압박을 느낀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남자야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사정할 수 있지만 여자는 아니잖아요. 더 섬세하고 강렬하니까요. 그래서 전 관계 전에 어떻게 하겠다는 ‘혼자만의 목표’를 세워요. 이 나이에 쉽지 않은 결심이기도 하죠. 하고 난 뒤에는 어땠는지 꼭 확인해요. 제 노력 덕분인지 아내의 입에서 별로였다는 답이 나온 적이 거의 없죠.”
아내를 위한 사랑이 무척이나 대단해 보이는 이 중년의 신사는 그러나 섹스를 할 때 느낄 수 있는 많은 흥분, 감동, 쾌락 등을 놓치고 있다. 사랑은 둘이 하는 것이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왜 파트너의 쾌락에만 집중하고 자신의 쾌락은 무시하는가?
만약 이런 식의 사랑이라면 아내는 남편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매번 연기를 해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떤 때는 너무 피곤해 빨리 잠자리에 들기 위해 연기를 할 수도 있다. 게다가 앞으로도 너무 연기에만 몰입하느라 ‘진짜 쾌감’을 놓칠 확률이 높다.

남편들이여, 아내에게 최고의 밤을 선물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첫 번째로 오르가슴에 대한 집착을 버리자. 대신 정직함을 무기로 상대에게 다가가자. 그리고 섹스 전후의 행동에 좀 더 집중하자.
여성은 섹스가 끝난 후에도 애틋한 스킨십으로 사랑을 표현하길 원한다. 이것은 여성이 오르가슴을 향해 가는 길이나 아니면 굉장한 오르가슴을 끝내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길에도 사랑을 경험하길 원한다는 뜻이다.
이에 반해 남성은 어떤가? 여자에 비해 달아오르는 속도가 빠른 편인 남성은 한 번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낸다. 그 후 급격한 피로감을 느끼며 돌아누워 코를 골거나 샤워를 핑계로 화장실로 달려가기 일쑤다. 남자는 일시적으로 발사하고 순간적으로 무기력해지는 것이다.
동시에 즐겨야 한다는 ‘타이밍’의 압박에서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부부가 정확하게 같은 시간에 오르가슴에 이른다면 완벽한 관계일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럴 경우 상대방의 오르가슴을 경험하는 기회를 박탈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남성보다 천천히 각성하는 여성을 생각한다면 성적 반응 시간이 일치하기를 바라는 것은 다소 무모한 도전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부부 간의 성적 반응에 대한 대화이다. 서로 끝없는 노력만이 침실 속 불길을 활활 타오르게 할 수 있다. 섹스는 오르가슴에 상관없이 서로 즐거우면 ‘OK’이다.
도성훈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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