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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舊코드 뽑아야” vs “강제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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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 사퇴론’ 문화계 등 술렁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광화문문화포럼 아침공론에 참석해 ‘이명박 정부의 문화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 참여정부 말기에 임명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기관장 일부에게 용퇴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정권 교체 이후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문화계 등 일부 산하 기관장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양상이다. 12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발언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문화계 최대의 관심사였던 문화계 요직 처리 방침이 드러났다.

유 장관은 이날 취임 이후 첫 외부 강연에서 “참여정부 시절 말기에 임명된 일부 문화 예술계 인사들의 자발적인 퇴진”을 요구했다. 문화는 정치와 독립돼 있기에 임기를 보장하는 게 맞고, 기관장들은 자연스럽게 교체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기는 했다.

유 장관은 먼저 문화 예술계 인사들은 자신만의 철학과 소신이 있을 뿐 아니라 자존심도 강한 존재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그런 집단이기에 자신의 철학과 다른 정권이 등장하면 물러나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바른 철학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신의 소신과 다른 정권이 등장해서 더 머물러 달라고 해도 떠나는 게 타당하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기관장에서 스스로 물러났던 자신의 경험도 끄집어냈다. 그는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서울문화재단 초대 대표를 맡아 일하던 중 오세훈 시장이 취임하자 임기를 5개월 정도 남겨두고 스스로 물러났다”며 “같은 당 출신이 인사권자였지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유 장관이 이러한 입장을 밝히기 이전부터 일부 기관장은 사퇴하거나 경질됐다. 먼저 보수 단체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아온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안정숙 위원장이 지난 5일 사표를 냈다. 남편인 원혜영 통합민주당 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우려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새 정부 출범 후 사표를 쓴 첫 번째 문화예술계 기관장으로 기록됐다. 이틀 뒤 김홍남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경질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국립중앙극장, 국립현대미술관 등도 일부 단체들의 공격권 내에 있다. 한국미술협회와 한국미술평론가협회 등은 지난 1월 ‘문화예술위를 바라보는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에서 “좌파 인사들이 국민의 혈세로 만든 예술위를 통해 문화예술계를 장악했다”고 비판했다.

문화부에는 직속인 소속기관 11개와 산하 공공기관 34개가 있다. 새 정부 주요 기관장들의 임기는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3년까지 남아 있다. 유 장관이 언급한 참여정부 말기 4∼5개월간 집중적으로 인사가 단행된 곳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한국언론재단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한국관광공사 국립발레단 등 모두 6곳이다.

이날 강연장에 참석한 문화계 인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정치와 문화는 구별돼야 하며 임기제를 흔드는 유 장관의 발언은 모순”이라는 지적과, “다른 것은 몰라도 참여정부 후반 집중된 인사에 대해서는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의 참여정부 임명 인사들에 대한 조기퇴진 시사 발언이 알려지면서 지경부 산하 공공기관도 술렁거렸다. 산하기관 일각에서는 “여론몰이식으로 기관의 장들을 내쫓으려 하는 것은 또 다른 낙하산을 내려보내려는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지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 중에서 임기가 남은 노 정부 주요 인사는 6명. 참여정부 당시 산업자원부 차관 출신인 이원걸 한국전력공사 사장과 대통령경호실 차장 출신인 양재열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은 임기가 2010년까지 넘어간다. 이 밖에도 이헌만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장남진 한국지역난방공사 감사도 참여정부 코드 인사로 꼽힌다.

하동원·박종현 기자 good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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