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에 따르면 카말 샤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서북 변경의 데라 이스마일 칸 마을에서 부토 전 총리 암살 가담 용의자 2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며, 이 중 한 명은 15세 소년”이라고 19일 밝혔다. 그는 “다른 용의자로부터 추가 증언을 확보하기 위해 수사관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의 정보담당 고위 관리는 “검거된 ‘아이테자즈 샤’라는 소년은 지난달 라왈핀디에서 부토 전 총리를 암살하기 위해 파견된 5명 가운데 한 명”이라고 전했다. 그는 “소년을 조사한 결과 암살범들이 남와지리스탄에서 알 카에다·탈레반과 연계해 활동 중인 무장단체 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의 지시로 파견됐음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메수드는 파키스탄 정부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부토 암살 배후로 지목했던 인물이다.
지난 17일에 붙잡힌 이 소년은 “암살단원 중 ‘빌랄’이라는 사람이 라왈핀디에서 유세를 마치고 떠나려는 부토 전 총리를 향해 총격을 한 뒤 폭탄 조끼를 터뜨려 부토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년은 빌랄을 도운 또 다른 암살단원 가운데 ‘이크라물라’라는 사람도 있었다고 진술했다.
빌랄과 이크라물라는 파키스탄 정부가 지난달 말 알 카에다를 사건 배후로 지목하면서 내놓은 증거물인 메수드와 또 다른 무장단체 지도자 몰비 샤히브 간 통화 내용에 등장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메수드 측 대변인을 자처한 마울비 모하메드 오마르는 AP통신과의 통화에서 “이는 정부의 선전에 불과하다”면서 “우리는 이미 부토 암살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밝혔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보연 기자 bya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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