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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아프리카 어류 남획이 불법이민 원인?

입력 : 2008-01-16 20:29:20 수정 : 2008-01-16 20: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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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생계 어려운 어촌주민 밀입국 택해” 유럽 국가들의 어류 싹쓸이로 서북 아프리카 지역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유럽으로 몰려들면서 불법이민자로 전락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신문은 유럽연합(EU) 등에서 몰려온 대형 트롤 선단이 서북아프리카 대양저를 샅샅이 누비고 다님에 따라 주요 어류의 개체군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인근 지역의 경제가 휘청거리고, 유럽으로 가기 위해 나무 카누를 타고 모험을 감행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3만1000여명의 아프리카인들이 유럽에 밀입국하기 위해 600여척의 배에 몸을 싣고 카나리아제도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6000여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신문은 세네갈 북부 어촌 마을의 알레 노디에(27)의 사례를 들었다. 노디에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모두 어부였지만, 그에게는 어부로 사는 게 힘든 일이 돼버렸다. 지난 6년간 배의 연료를 대기 힘들 정도로 물고기가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를 포함한 주민 87명은 2006년 배를 타고 유럽으로 불법이민을 감행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그의 사촌은 그후 불법이주를 시도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우여곡절 끝에 밀입국에 성공해 한때 유럽에 정착했다가 쫓겨난 그는 “그래도 어부로서는 유럽이 더 나은 삶을 보장해주는 곳”이라면서 “이곳에서는 더 이상 물고기가 잡히지 않는다”고 말해 다시 한번 모험을 시도할 뜻을 내비쳤다.

과학자들은 서북아프리카 근해의 어류는 25년 전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으며, 일부 개체군이 급감하면서 해양 생태계의 균형이 깨져버렸다고 지적한다.

이는 아프리카 각국 정부가 자국 어업 피해는 아랑곳없이 당장 들어오는 돈에 눈이 멀어 외국 업체들에게 어업허가권을 남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불법 어로가 성행해도 당국은 이를 통제하지 않는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유럽도 비판의 화살을 피할 수 없다. 유럽 인근 해역의 어획량이 줄자 국가보조금을 지급받은 유럽 선단은 아프리카로 향하기 시작했다.

영국 환경정의재단의 스티브 트렌트 소장은 “유럽이 수산업을 관리하고 어획을 통제하면서 남획 문제는 다른 곳, 특히 아프리카로 수출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보연 기자 bya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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