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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코리아2000, 신축 거점 허가 귀재?

입력 : 2008-01-11 17:09:57 수정 : 2008-01-11 17: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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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어려운 부지, 금싸라기 토지 변환 노하우 갖춰

 

40명의 희생자를 낸 경기도 이천 코리아2000 냉동 물류센터 화재현장을 찾은 인근 물류센터 대표자들의 시각은 안타까운 심정과 더불어 냉랭하기만 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코리아 2000이 한국물류창고협회 회원사 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대다수 협회 회원사와는 다른 사업을 영위하면서 주변 물류센터들과 동화되지 못하고, 자신들의 독자적인 사업만을 추진해 왔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물류센터 한 대표자는 “코리아 2000은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현 부지에 지난 2003년 초 대단위 물류센터 건설을 계획하고, 공사를 시작해 대형 물류센터 불모지였던 지역을 새로운 부가가치 거점을 만들었다”며, “당시 자신도 이 부지를 매입해 센터 운영을 검토했으나, 당시 이천시에 문의한 결과 현 부지를 물류센터 용도로 용지변경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고 포기했었다”고 회고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부지는 어느새 물류센터로 용도가 변경돼 공사에 들어가면서 업계의 눈총을 받았다.

이후 이천지역을 시작으로 물류거점 시장에서 코리아2000을 바라보는 시각은 ‘토지 용도 변경의 귀재’혹은 허가가 어렵거나, 개발이 어려운 저렴한 토지를 금싸라기 토지로 바꿔내는 천부적인 노하우가 있는 기업으로 인식하게 됐다.

애초부터 코리아 2000은 물류센터를 개발해 물류서비스 사업을 하고자 한 대다수 창고협회 회원사와는 다른 사업 궤적을 갖고 있는 기업이었으며, 이로 인해 주변 물류거점 사업자들의 감탄과 시기를 한 몸에 받아왔던 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본지는 코리아 2000이 어떤 배경으로 물류거점 시장에서 허가의 귀재가 됐는지, 또한 이번 사고 센터를 이용할 화주는 어떤 업체들이었는지 알아 보았다. 이와 함께 이번 화재사고로 향후 물류거점시장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사고 현지 관계자들을 만나 취재했다.

<편집자 주>


■편법도 실력?, 어떻게 허가 받았나?

코리아냉장 대표는 남편 한씨, 정부 및 베테랑 건축업 출신 설 

 
화재사고 이후 현재 이번 화재에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코리아2000의 탈ㆍ편법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거점 관계자들은 탈ㆍ편법을 이용한 토지의 용도 변경 과정도 이를 풀 수 있는 실력(?)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코리아 2000이 토지를 개발해 매각한 서인천 IC인접 냉장 대 단위 물류센터 전경
현지 취재 결과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코리아냉장 대표를 맡고 있는 공정애 대표의 부군인 한씨가 실질적인 대표”라고 알고 있었다.

특히 정확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코리아냉장의 실질적인 주인은 공정애 대표가 아닌 공씨의 부군 한씨로, 전체 사업구상과 허가 및 건축, 감리, 설계를 한씨가 모두 맡아 진두 지휘했으며, 허가가 어려운 토지 변경 등 역시 현재의 사업을 시작하기 전 한씨가 정부 기관에 몸 담았던 경력이 있어 가능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코리아 2000의 임직원들이 건축 및 허가 관련 정부, 건설 관련 기관에서 퇴임한 관료 출신들이 다수 있어 가능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변의 한 창고 관계자는 “얼마 전 이천시 마장면 일대의 부지를 매입해 용도변경을 통한 물류거점 계획이 발표되자, 인근 주민들이 차량소음과 기타 이유로 창고건립을 반대해 실랑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어느 틈엔가 주민들을 설득해 반대로 일관하던 주민들이 창고 건축을 찬성한다고 바뀌어 의아했다”고 말했다.

못 푸는 허가 없이 척척, 정부 퇴임 전문가 다수 포진해 가능  

한편 물류거점 업계는 이번 화재 사고에서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이 준공검사가 모두 끝나 14일부터 운영에 들어가게 될 센터가 공사를 계속했다는 점은 이해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통상 물류센터 운영 개시는 준공이 끝나면 일체 건물에 증 개축 및 공사를 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사고를 당한 40명의 인부가 대대적인 공사를 계속 할 수 있었던 점도 이천시의 특혜 혹은 회사 관계자들의 힘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반면 인근 창고 관계자는 “이천시에서 코리아냉장 거점 개발사업에 대해 불가한 이유를 들어 반려해도 수일 내에 이를 반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가져와 어쩔 수 없이 허가를 내줬다는 소문이 파다 했다”며, “이로 인해 업계에서 코리아냉장 물류센터 개발에 따른 허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완벽한 노하우를 가진 업체”라고 혀를 내둘렀다.

■코리아 2000에 입주할 화주사는 어디였을까?

의류 서비스, 음료 제조사, 택배서비스 업체 등 다양해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코리아 2000은 물류거점으로 새롭게 각광 받고 있는 중부고속도 변 서이천 I/C에 인접한 최적의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는 부지로 평가 받고 있다.

 

현 부지는 서울 동남권에서 차량으로 35분 거리의 최적 입지에 자리하면서 많은 물류 기업 운영자 및 화주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특히 서이천 IC에서 3분 거리에 있는 코리아 2000 냉장센터 및 GS홈쇼핑 물류센터 역시 이번에 사고의 주체인 코리아 2000 대표 공씨와 남편인 한씨가 부지를 매입해 용도 변경을 통해 대단위 물류거점을 마련 한 후 매각했다.

특히 GS홈쇼핑이 코리아2000으로부터 현 이천시 마장면 신축 부지를 인수 후 공사 중 붕괴 사고로 사업에 차질을 빚는 우여 곡절 속에 1년이 지난 시점에 입주해 운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6월 싱가포르 투자청 산하 글로벌 물류거점 투자 펀드사가 매입한 냉장 냉동창고 역시 코리아2000이 토지 매입 후 형질 변경과 토목 및 건축을 모두 끝내고 초기에는 총 12,200평 규모로 KOREA냉장에서 수탁 보관용으로 자체운영 하면서 일부분은 GS리테일, 홈에버, 동원산업 등 에서 장기 임대해 사용하던 것을 700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이 센터들 역시 고속도로 인근에는 도저히 물류거점 신축 허가가 나지 않을 토지라고 했지만, 코리아 2000은 손쉽게 허가를 받아 약 89,000평방미터의 대단위 물류거점 단지를 조성했다.

한편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이천 냉동센터와 일반 물류센터의 경우 약 1650평방미터(약 500평)을 수입화장품 화주사가 임대할 예정이었으며, 의류 물류 서비스 업체인 S 물류가 3300 평방미터를, 동원 로엑스가 약 4000평방미터, 또 다른 4000 평방미터는 외국계 유명 D 오렌지 쥬스 제조사가 10년 장기임대를 계약해 사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 택배사 시험운영 중 화재 발생, 서비스 차질 우려 돼 

또한 화재가 난 지하층 냉동창고 위 15,000 평방미터의 1층 센터는 국내 굴지의 C 택배회사가 이미 택배 분류장비를 모두 설치해 시험운영을 마치고 화재 당일에도 운영을 했던 터미널로 14일부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고로 인해 당장 택배 서비스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화재사고로 입주가 예정됐던 물류기업과 하주기업들은 당장 대체 물류거점을 찾아야 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됐다.

손정우 기자 jws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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