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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물류설비로 ‘새는 돈’ 60억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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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12-27 16:23:58 수정 : 2007-12-27 16: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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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코리아] ⑪ 신세계 이마트 시화물류센터
 23일 경기도 시흥시 이마트 시화물류센터. 이마트의 ‘심장’ 역할을 하는 물류센터는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묵직한 짐 꾸러미들이 입하장으로 들어왔다가 쉴 새 없이 컨베이어를 타고 출하장으로 빠져나가는 ‘드라이(dry·공산품)’센터. 직원들이 따뜻한 캔커피에 차가운 손을 녹이는 것도 잠시, 물품들이 대형 트럭에 실려 오기가 무섭게 이들을 컨베이어 벨트에 내려놓는다. 이때부터는 사람의 손이 필요없이 ‘척척’이다. 묵직한 짐들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박스들이 11개의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분류 시스템 앞에 도착하는 것과 동시에 고속스캐너가 박스마다 찍혀 있는 바코드를 읽어낸다. 박스 개봉 없이도 상품과 수량 파악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어 프린터가 ‘은평점, 생활용품 B’ 등의 번호를 박스에 새겨준다. 추운 날씨 때문에 동작이 멈춰질 것을 염려해 기계 앞에는 난로까지 설치됐다. 시간당 평균 6000박스의 상품 바코드를 인식한다고 하니 그 값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저마다 갈 곳이 정해진 박스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순식간에 점포별 라인으로 분류된다. 직원들은 해당 라인의 박스들을 정리해 대형 트럭에 싣는다. 박스를 실은 수십 대의 차들이 ‘안전 배송’이라는 과제를 안고 각 점포를 향해 출발한다.

드라이센터 맞은편에 자리한 ‘웨트(wet·신선식품)’센터. 저온 창고 형식의 이곳은 시베리아 벌판을 방불케 할 정도로 춥다. 물류센터가 자랑하는 저온냉장수송 체계인 콜드 체인 시스템(Cold Chain System)으로 항상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신인식 물류센터장은 “지금은 일반화한 시스템이지만 이마트가 제일 먼저 도입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신세계 이마트 시화물류센터 직원들이 자동으로 분류된 물건을 운송차로 옮기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

포장된 한우가 들어오자 검품 담당 직원이 정교하면서도 빠르게 손을 놀린다. 이들은 도축 증명서, 진공 상태, 유통 기한 등을 확인하는 작업을 한다. 이 같은 검사를 거친 포장 한우는 냉장창고로 직행하게 된다.

창고 앞에는 마산·상봉·월계 등 지역명이 새겨진 노란색 푯말이 줄지어 있다. 담당 직원은 “신선한 상태로 있다가 다음날 새벽 차에 실어서 푯말에 적힌 각 지역 점포로 배송된다”고 설명했다.

2003년 문을 연 시화물류센터는 용인, 광주, 대구에 이은 이마트 4호 물류센터로 건물면적이 6700평이나 된다. 하루 13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는 ‘드라이센터’와 600t의 신선식품을 처리할 수 있는 ‘웨트센터’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물류센터는 국내 최대 할인점인 이마트가 자랑하는 효율 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마트는 일찍부터 다점포망 전략을 세워 업계 최초로 물류센터를 지어 첨단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경영전략을 펼쳐 왔다. 물류센터는 원가를 낮추고, 높은 품질을 유지할 뿐 아니라 지방의 우수상품을 발굴하는 역할을 했다. 또 동종업계 1위를 유지토록 하는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2001년부터 적용한 SCM(공급망관리), 웹 EDIGOT(점발주), DWH(데이터분석관리), EAN-14(물류박스바코드) 시스템 등은 신세계 이마트가 성장하는 중요한 발판이 됐다.

바코드 시스템 도입으로 협력업체의 납품 절차도 간소화되어 납품시간 단축 및 업무 단계 축소로 인한 인건비 절감 효과를 보게 됐다. 물류정보 공유를 통해 상품 수요와 생산량 등을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되면서 제조 경비 및 재고량 감소 등도 실현하고 있다.

신세계 측은 “이마트 물류센터의 바코드 시스템 도입 이후 국내 박스 바코드 사용 등록 업체 수가 10배 이상 증가하는 등 중소기업 물류체계도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됐다”며 “그동안의 지속적인 시스템 개발 성공으로 물류 부문에서만 매년 60억원 이상의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 이마트는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2001년에는 물류대상 시상식에서 유통업계 최초로 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이마트는 내년 6월 경기 여주에 19만9950㎡ 규모의 물류센터를 오픈해 서울, 수도권 중동부, 강원, 충청을 커버한다는 계획이다.

시화=민진기 기자 jkmin@segye.com



좋은 상품 싼값 공급 목표로 물류 유통비 최대로 낮춘다
>> 신인식 시화물류센터장


이마트 시화물류센터 신인식 센터장(사진). 납품업체들이 보내온 제품을 전국 할인점에 원활하게 배송하는 업무를 책임진 만큼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신 센터장은 훼손된 상품은 없는지, 목적지까지 정확하게 배송되는지 항상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담당하는 배송 권역은 서울과 수도권의 38개 점포. 기자에게 물류센터를 안내하는 동안 설치된 기계들을 어루만지고, 배송될 물건을 살피는 표정이 마치 친자식을 대하는 듯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화물류센터의 역할은.

“이마트 물류의 50% 이상을 담당한다. 은평·부천 등 서울과 수도권에서 매출이 가장 많은 점포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연중 무휴이며 항상 바쁘다.”

―처음 센터를 세울 때 모델로 삼은 곳이 있었나.

“프라이스 클럽과 월마트의 시스템을 가장 많이 본떴다. 두 가지를 합쳐서 독자적인 것을 만든 것이다. 국내 중소기업은 물론 일본 등에서도 견학을 온다.”

―다른 물류센터에 비해 어떤 차별성을 뒀나.

“기본은 ‘에브리데이 로 프라이스’(Everyday Low Price·날마다 최저가격)이다. 물류센터의 역할은 결국 상품 가격을 낮추는 데 있다. 상품을 대량 보관하면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생각에서 착안한 것이다. 공간의 효율, 상품 재고 효율을 감안한 것이다. 1일 2회로 물류의 회전율을 높이면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이마트 물류센터는 상품이 입고된 뒤 분류과정만을 거쳐 필요한 지점에 즉시 보내는 통관(TC) 방식을 택했다. 다른 물류센터들이 상품을 일시 보관한 뒤 필요한 시기에 전국으로 공급하는 보관(DC) 방식을 사용하는 것과 구별된다. 상품이 짧은 시간 동안 머무르는 통관 방식 물류를 통해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는 상품이나 판매량이 많은 생필품 공급에서 우위를 보일 수 있다.”

―애로사항은 뭔가.

“물품 보관에도 정밀한 기술력이 요구된다. 드라이센터만 해도 영하 30도에서 영상 40도까지 온도를 조절해야 한다. 보관하던 초콜릿이 녹아버려서 낭패를 겪은 일도 있다. 반대로 온도 조절이 잘못되면 기계의 관이 얼어 터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EDLP(Everyday Low Price)’와 ‘LCO(Low Cost Operation)’를 완벽하게 정착시키는 일이다. 우리는 초지일관 원가와 비용을 줄여 상품 가격을 낮추는 것이 관심사다. 이를 위해 드라이·웨트센터를 완전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다. 웨트센터의 검품 능력도 강화해 품질이 더욱 뛰어난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겠다.”

민진기 기자 jk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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