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소금쟁이의 ‘수상 점프’에 대한 비밀이 국내 과학자에 의해 풀렸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김호영 교수(사진)팀은 11일 소금쟁이의 다리처럼 물을 밀어내는 성질이 아주 강한 초소수성 공을 만들어 소금쟁이가 물에 빠지지 않고 점프를 할 수 있는 조건을 실험과 이론으로 밝혀냈다.
‘소수성’이란 기름이 물과 잘 합쳐지지 않는 것처럼 물과 친화력이 작은 성질을 말하는 것으로, 소금쟁이 발은 이런 성격의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과학계에서는 그동안 소금쟁이 다리에 난 미세한 털과 물의 표면장력 덕분에 가라앉지 않는 것으로 이해했을 뿐 소금쟁이가 물 위에서 점프를 하는 것은 잘 설명하지 못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회(ACS)가 발행하는 학술지 ‘랭뮤어(Langmuir)’ 18일자에 게재될 예정이다.
김 교수팀은 소금쟁이 다리 같은 초소수성 공을 만들어 다양한 속도로 물에 떨어뜨리면서 고속카메라로 촬영, 공이 물에 빠지지 않고 뛰어오를 수 있는 조건과 물에 다시 떨어질 때 가라앉지 않을 수 있는 조건을 밝혀냈다. 소금쟁이가 물 위에서 점프를 하고 빠르게 움직이면서도 빠지지 않는 비밀은 다리가 물을 찰 때의 속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험에서 초소수성 공은 아주 좁은 특정 범위의 속도로 물에 떨어질 때만 다시 튀어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하속도가 이 범위보다 빠르면 공은 바로 가라앉고 이 범위보다 느리면 다시 튀어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 연구는 소금쟁이처럼 물에서 뛰어난 운동능력을 가진 곤충을 모방한 수상 로봇을 개발하는 데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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