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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관광이 시작된 5일 남측 관광객들이 박연폭포(위)와 선죽교를 구경하고 있다. 북한의 천연기념물 388호인 박연폭포는 금강산 구룡폭포·설악산 대승폭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명폭으로 꼽히며, 선죽교는 고려 말 충신 정몽주가 이방원에 의해 살해된 장소로 유명하다. 개성=사진공동취재단 |
현대아산은 5일 일반인 230명과 행사관계자, 취재진 등 332명이 참가한 가운데 당일 일정으로 경의선 육로를 이용한 개성관광을 실시했다.
1998년 11월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 지 9년 만이며, 2003년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개성을 답사한 이후 4년10개월 만이다.
이날 개성 관광단 가운데 최고령은 김윤경(87)씨이고 최연소는 심주은(4)양이다. 김씨는 남측 도라산 CIQ(출입사무소)를 통과,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 등과 함께 북측 만남의 다리에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장우영 국장 등으로부터 환영의 꽃다발을 받았다.
출국 수속을 마친 관광단은 개성공단을 통해 개성으로 들어가 본격적인 관광 일정을 시작했다. 개성은 475년간 고려의 도읍지로 영화를 누렸다. 한창 때는 인구 70여만명에 중국은 물론 동남아와 중동지역까지 무역을 펼친 국제도시로 ‘코리아’란 이름이 이때 알려졌다.
현대아산은 개성관광을 크게 세 코스로 나눠 진행한다. 관광단은 이날 오전 박연폭포를 둘러본 후 오후에 선죽교와 고려박물관을 구경하는 ‘박연코스’를 선택했다. 오전 일정의 박연폭포 대신 영통사를 선택하면 ‘영통사코스’, 왕건왕릉과 공민왕릉을 보면 ‘왕릉코스’가 된다. 현대아산은 영통사코스와 왕릉코스는 관광객이 신청하면 별도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박연폭포는 금강산 구룡폭포, 설악산 대승폭포와 함께 우리나라의 3대 폭포로 꼽힌다. 폭포 옆에 위치한 법사정이라는 정자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일품이다. 폭포와 인접해 있는 관음사는 970년 법안국사가 대웅전의 천연굴 속에 관음보살상 한 쌍을 가져다 두고 굴 이름을 관음굴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 관광단은 이어 개성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통일관’에서 ‘개성13첩 반상기’로 전통음식을 즐겼다.
오후에 찾아간 고려박물관은 국자감의 후신으로 1310년 개칭한 성균관 건물로 1000여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었다. 관광객들은 500년 넘은 은행나무 2그루와 450년이 넘는 느티나무를 보고 탄성을 자아냈다. 고려박물관 인근 선죽교는 너비 2.54m, 길이 6.67m의 돌다리로 원래 선지교(善地橋)로 불렸으나 정몽주 피습사건 이후 다리 주변에 대나무가 자라났다고 해 ‘선죽교’로 개칭됐다고 전해진다.
개성출신인 유원목(72·전남 고흥)씨는 “개성공고를 다녔으며 선죽교 근처에서 자라다가 1·4 후퇴 때 남한으로 내려왔다”며 “다시 고향을 찾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나절 동안 개성의 정취에 흠뻑 빠졌던 관광단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개성공단 견학을 마지막으로 오후 5시30분쯤 도라산 CIQ를 통해 남측으로 돌아왔다.
개성관광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실시되며 당일 상품밖에 없다. 요금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18만원을 받는다.
윤 사장은 “개성 관광객은 연간 10만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지금은 당일 관광만 하지만 관광객 추이에 따라 숙박관광도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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