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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순의 와인이야기]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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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2-25 16:54:34 수정 : 2009-02-25 16: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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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순 WSET 대표강사
오래전에 미국으로 이민 간 사촌오빠가 홍콩에 살 때 우리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한국에 살 때 술을 거의 못했던 오빠를 집으로 초대하며 어떤 음료를 접대할지 좀 고민을 했다. 그래서 과일 주스와 혹시나 해서 와인을 몇 가지 준비했는데, 오빠는 의외로 와인을 마시겠다고 했다.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이 있는데 어느 걸로 드릴까요?”

“응, 난 샤도네이로 줘(샤르도네는 불어식이고 샤도네이는 영어식 발음), 그게 시원하고 좋더라.”

“오빠, 그런데 샤르도네는 준비한 게 없고 소비뇽 블랑이 있는데 어떠세요?”

“그것도 괜찮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오빠에게는 품종과 관련 없이 모든 화이트 와인은 ‘샤도네이’였다. 한때 조미료 하면 ‘미원’을 떠올렸듯이, 샤르도네는 오랫동안 화이트 와인의 대명사였다.

샤르도네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재배되는 화이트 와인의 품종이다. 원산지는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이고 품종이 향기롭다. 하지만 재배되는 지역과 기후, 생산자의 양조 스타일에 따라 와인 스타일이 많이 변화한다.

강한 과일 풍미보다는 서양배(우리나라 배에 비해 육질이 덜 아삭하고 당도도 덜하다) 향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샤르도네로 만든 화이트 와인 산지인 샤블리와 같이 서늘한 기후 지역의 와인은 미네랄 성분 냄새가 강하고 신맛이 좀 강하며 사과, 배, 감귤류 등의 향이 상큼하다.

샤르도네는 누구나 편히 즐길 수 있는 화이트 와인이지만 그 중에서도 오크 숙성을 한 샤르도네는 특히 신맛이 덜하고 좀 묵직한 와인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권할 만한 화이트 와인이다.

샤블리같이 상큼한 와인은 전반적으로 회나 해산물 요리에 두루 잘 어울리고, 오크 풍미가 좋은 뉴월드 샤르도네는 질감이 있고 기름기가 있는 생선회나 그릴에 구운 생선요리(대구, 도미 등), 가금류(닭고기 등)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역시 프랑스가 원산지인 소비뇽 블랑은 프랑스 보르도와 루아르 강 계곡과 뉴월드의 호주, 뉴질랜드,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생산된다. 샤르도네와 대조가 되는 이 품종은 샤르도네에 비해 전반적으로 산도가 높고 가벼우며 과일 향이 풍부하고 주로 오래 숙성시키지 않고 프레시한 상태로 마신다. 특히 루아르의 상세르와 푸이 퓌메는 품질 좋은 소비뇽 블랑 와인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지이다. 이 와인들은 질감도 가벼우며 오크 숙성을 거의 하지 않고 푸른 사과나 상큼한 감귤류 과일 향과 아스파라거스 같은 야채 향, 풀 냄새 등이 강한 신맛과 잘 어우러져 있다. 이에 비해 지금 전 세계의 화이트 와인의 유행을 이끄는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은 산뜻한 과일 향이나 열대 과일 향이 진하게 풍겨 나오며 산도와 조화를 이룬다.

와인의 향기를 표현하기에 부적절할 수도 있지만 흔히들 소비뇽 블랑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 와인의 전형적인 향을 ‘고양이 오줌 냄새’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소비뇽 블랑 와인은 허브 향이 나고 맛의 여운이 길어 해산물에 매우 잘 어울린다.

WSET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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