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이의 꿈과 두 가족 사랑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여고생 장수인의 한·러 두 가족!’이 KBS 1TV ‘러브 인 아시아’를 통해 18일 오후 7시30분에 방송된다.
수인이와 한국 부모의 인연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큰 아들 유학을 위해 러시아 한인교회를 찾은 장모(55)씨는 교회 목사로부터 “딱한 아이가 있는데 입양할 생각이 없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교회 차량을 운전하는 러시아인 교인(59·여)이 여섯 자녀 중 막내딸을 공부시키고 싶은데 여력이 없다며 한국 입양을 부탁한 것. 남편(81)은 늙었고 자신이 벌어들이는 수입은 한 달 400달러(36만원)에 불과했다. 장씨는 아이를 본 순간 “내 딸이구나”라는 생각뿐이었다.
4년 뒤 새 가족과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해 가던 수인이에게 시련이 닥쳤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회사가 부도난 것. 하지만 가난은 어느새 가족애로 똘똘 뭉친 이들에게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단순한 생활의 불편함에 불과했다. 아버지는 택시 운전으로, 어머니는 김밥 장사로 생계를 꾸리면서 수인이 가족은 더 깊은 사랑과 더 많은 배려를 나눴다. 동시통역사가 꿈인 수인이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먼저 통과해야 할 내년 대학 입시를 위해 오늘도 영어책과 씨름 중이다.
제작진은 수인이가 이메일로 간혹 연락한다는 러시아 가족도 만났다. 생이별 7년 만에 막둥이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다섯 형제는 한달음에 책과 인형 등 수인이 흔적이 고이 간직된 고향집을 찾아왔다. 박용석 PD는 “슬픔을 반으로 나눠 두 배의 행복을 가진 수인이의 두 가족 모습에 절로 가슴이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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