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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수라상은 담백했다

입력 : 2007-10-11 15:35:00 수정 : 2007-10-11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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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궁중·반가 음식전 열려 “정조는 혜경궁 홍씨를 위해 특별히 미음과 죽, 노인용 식사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원행을묘정리의궤’)
최근 정조와 혜경궁 홍씨가 드라마 ‘이산’을 통해 재조명되고 있다. 정조가 생모인 혜경궁 홍씨에게 효성을 다했다는 기록이 적지 않지만, 가장 두드러진 효의 행적은 바로 음식이다. 현재도 노부모를 잘 모시는 데는 건강과 음식을 신경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듯, 정조 또한 혜경궁 홍씨의 식생활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정조는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아 궁의 사람들을 모두 수원으로 데리고 가 사도세자의 무덤 근처인 화성 봉수당에서 연회를 성대하게 열었으며, 평소에는 임금의 찬보다 많은 찬을 차려 어머니를 봉양했다.
이처럼 조선시대 궁중의 식생활을 상세하게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11∼13일 서울 운니동 운현궁에서 궁중음식연구원이 주최하는 ‘궁중과 서울반가 음식전’에서는 다양한 궁중음식과 양반가의 음식을 이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만날 수 있다.
◇사대부가의 5첩반상

수라상은 보통 임금의 상차림을 일컫지만, 실제로는 임금, 왕비, 대비, 대왕대비의 상을 모두 수라상이라 불렀다. 조선시대 임금의 수라상은 정조와 고종, 순종 당시의 기록이 남아 있어 이를 바탕으로 짐작할 수 있다. 임금은 하루 5차례의 상을 받았는데, 새벽의 초조반, 아침 10시쯤의 12첩 수라상, 간단한 점심인 낮것상, 저녁식사인 다담상, 야참이다. 임금은 전국에서 산해진미를 진상받았기 때문에 호화로운 식생활을 누렸을 것으로 짐작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름기가 적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 중심이었으며, 식단은 조리를 담당하는 궁녀가 아니라 임금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원들이 짠 것으로 전해진다. 수라상 차림은 임금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졌다. 고종은 나라 걱정에 밤을 지새우며 야식을 찾는 경우가 많았는데 여름엔 냉면, 겨울엔 온면과 설렁탕을 즐겼다. 순종은 치아가 약해 고기는 다진 것이나 푹 삶은 것만 먹었다고 전해진다.
한편 양반가 상차림의 찬 가짓수는 수라상(12첩)보다 적은 9첩 이하로 제한됐다. 집집마다 특정 음식의 비법이 전해오는 경우가 많았다. 또 서울 양반가에서는 집안의 전통주인 가양주도 발달했는데, 권문세가들이 모여 있는 서울에서는 모임과 손님접대가 많아 술이 많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유래된 음식으로 유명한 것은 신선로와 설렁탕이 있으며, 쑥완자탕, 민어지지미, 장김치, 석류김치 등 양반가에서 유래된 독특한 음식도 많았다. 궁중과 서울반가 음식전에서는 이 같은 음식과 상차림을 모두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율란과 규아상(오이만두) 등 궁중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행사도 열린다.
권세진 기자 sjkw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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