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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아일랜드 “소머리 창법? 소몰이 창법?…우린 몰라요”

입력 : 2007-09-12 00:00:00 수정 : 2015-05-22 21: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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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닷컴] 데뷔한지 3개월도 안돼 최고의 인기그룹만 한다는 교복 CF모델 자리를 꿰차고, 남자로는 이례적인 모바일 화보 촬영에 하며 각종 음악 차트에서 1위를 휩쓰는 무서운 신예가 있다. 다섯개(Five)의 보물(Treasure) 섬(Island)이라는 뜻을 지닌 5인조 밴드 FT아일랜드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에는 ‘가장 아름다운 입술’이라는 또 하나의 타이틀이 생겼다. 세계적인 입술 보호제 블리스텍스가 선정한 ‘2007 아름다운 입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

“저희는 그렇게 큰 상인지 몰랐어요. 어리둥절했지만 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FT아일랜드의 평균 연령은 17.5세. 그동안 아이돌 그룹 중 밴드를 표방한 그룹들이 몇몇 있었지만 그들이 내세우는 음악성은 늘 화려한 외모와 10대 위주의 인기에 묻혀 무색해졌다. 그럼에도 FT아일랜드가 밴드로 뭉치게 된 사연은 어떤 것일까.

베이스를 맡고 있는 이재진은 멤버들 중 유일하게 스쿨밴드 출신이다. 처음에는 기타치는 것이 멋있어 보여 밴드에 발을 들였지만 기타보다 쉽고 빨리 배울 수 있겠다 싶어 베이스를 잡게 됐다.

“음역도 낮고 잘 들리지 않아서 베이스를 하면서도 기타에 눈길이 계속 갔어요. 화려하고 더 멋있어 보였으니까요. 하지만 어느 날 음악을 듣고 있는데 베이스 소리가 점점 귀에 크게 들어오는 거예요. 다른 악기들 속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던 음이 갑자기 귀에 꽂혔어요. 저와는 다른 남성적인 느낌이 좋아요.” (재진)

보컬인 이홍기는 아역 배우 출신이라 방송 경험이 풍부해 말도 잘하고 어색함이 없어 다른 맴버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오래전부터 팬이었던 사람이 지금까지 응원을 보내는 경우도 많단다. 아역으로 활동할 때 생긴 팬 카페가 지금은 많은 회원수를 자랑하고 있다.

FT아일랜드는 팬층도 초등학생부터 3,40대까지 다양하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나오는데 30대로 보이는 남자분이 말을 건네시는 거예요. 길을 물어보는 줄 알았는데 편지를 건네주더라구요. 이제 그분이 나타나면 저희가 먼저 인사를 건네요.(웃음)”(민환)

“소머리 창법, 그게 뭐에요?”

신인 가수들 혹은 가수 데뷔를 준비하는 연습생들의 보컬 트레이닝을 하다보면 대부분 노래를 '소몰이 창법'으로만 가르쳐달라고 해서 한탄하는 관계자들이 많다. R&B 스타일의 창법으로 대변되는 ‘소몰이 창법’을 선호하는 이유는 ‘잘 부르는 것처럼 보이기 쉽기 때문’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신인 오디션을 볼 때 요즘은 거의 다 ‘소몰이 창법’으로 부른다”며 다양성이 부재된 현 가요계의 세태를 꼬집었다.

“저희 앨범은 곡마다 모두 다른 느낌이 있어요. 타이틀 곡만 보시고 선입견을 가지신 분들이 많은데, 저희 앨범을 모두 듣고 평가해 주셨으면 좋겠어요.”(홍기)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가다 보컬에 관해 홍기가 느닷없이 질문을 던졌다.

“사람들이 자꾸 소머리 창법이라고 해요. 근데 소머리 창법이 도대체 뭐예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묻는다. 정말로 궁금함이 가득한 표정이다. 홍기가 말을 꺼내자마자 주위 멤버들이 말을 거든다.

“(자신의 머리를 가르키며) 소(牛)의 머리에서 나는 소리라는 거야?” (홍기)
“그런 소리가 어디 있어” (원빈)
“소머리? 소말이? 근데 왜 하필 소일까?”(재진)
“난 그런 말이 있다는걸 데뷔하고 처음 알았어.”(종훈)

스튜디오는 금세 ‘소몰이 창법’을 두고 쏙닥쏙닥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소머리 창법’이 아니라 ‘소몰이 창법’이라고 기자가 설명을 해주자 그제서야 멤버들은 감탄사를 터뜨리며 무릎을 친다. 그들의 엉뚱함과 순진무구함에 스튜디오는 웃음 바다가 됐다.

이름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도 많다. 특히 베이스를 맡고 있는 이재진은 인기그룹 ‘젝스키스’의 이재진과 동명이어서 데뷔 초기 오해를 받기도 했고,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오원빈은 ‘영화배우 원빈을 검색했는데 FT아일랜드의 오원빈만 검색된다‘는 불평도 들어야 했다.

“저희도 멋있는 가명을 쓸까도 생각해 봤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음악이니까요. 모두 본명을 쓰고 있어요.”

꿈을 그리면 그 꿈을 닮는다는 말이 있다. FT아일랜드는 분명 만들어진 아이돌 그룹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한 가지가 더 있었다. 그것은 음악에 대한 욕심과 꿈이다.

“어느 때는 하루에 10시간도 넘게 각자 연습을 해요. 음악이 좋아 시작한 만큼 더 노력해서 다음 앨범부터는 더 많이 참여하고 싶어요. 노래하고 작곡하고 연주하는 진짜 ‘밴드’의 모습을 잃지 않고 팬들 앞에 서고 싶습니다.”

글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segye.com
영상/편집 김경호PD stillcut@segye.com

2007.09.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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