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한국과 가까우면서 비용도 저렴한 필리핀 지역의 인기가 높다.
2002년을 전후해 활성화되기 시작한 필리핀 영어캠프는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 학생이 늘고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열리는 ‘원조 캠프’ 프로그램에 비해 수업 내용이나 질이 조금도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깝고 싸다는 점 등을 악용해 방학 때 잠깐 운영하고 종적을 감추는 ‘유령 캠프’가 종종 나타나고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싼 가격·다양한 체험 프로그램=필리핀 지역의 캠프는 값이 싸면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필리핀은 세부와 마닐라, 수빅 등에 어학원이 밀집해 있다. 보통 캠프는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3∼6주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들 캠프는 초등학생부터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해안가 리조트를 통째로 빌려서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숙박시설은 호텔 수준으로 매우 쾌적하고, 수영이나 스노클링 같은 물놀이는 물론 골프, 승마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기대하기 힘든 교사와 학생 간 1대1 수업이 가능해 단기간에 영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루 평균 10∼11시간의 강도 높은 영어수업을 받는다. 매일 영어로 일기를 쓰면서 점검도 받는다. 단기간이지만 수시로 이뤄지는 시험을 통해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끼리 그룹을 만들어 경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구성된다.
방학 동안 영어공부에 치중한 나머지 수학 공부를 소홀히 할 수 있는 점 등을 감안, 한국에서 대학생 과외교사를 초빙해 캠프 기간 동안 틈틈이 수학지도를 해준다.
◇캠프 참가학생들이 물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 왼쪽). ◇캠프 참가생이 모형자동차를 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CIA열린학교 제공 |
이들 캠프의 가격은 3주 과정의 경우 250만∼300만원, 6주 과정은 400만원 정도이다. 부모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가족캠프는 1인당 250만원선이다.
해마다 캠프를 개최해 좋은 평가를 받는 어학원으로는 세부지역의 CIA열린학교, MTM어학원, 마닐라 지역의 프레버유학원 영어캠프 등이 있다.
특히 5년째 10회가 넘는 캠프를 개최해 오고 있는 CIA 열린학교의 경우 숙식 뿐 아니라 각종 여가활동 시설을 모두 갖춘 세부 최고급 리조트를 통째로 빌려 학생 2명당 원어민 강사 1명을 배정, 하루 11시간 집중적인 수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학생 8명당 1명씩 특별교육을 받은 한국인 인솔자가 배치되며 서울대 학생들의 수학 과외지도도 이뤄진다. 대부분의 활동이 리조트 내에서 실시되기 때문에 안전하다.
◆이것만은 확인하자=캠프를 고를 때 가장 유심히 살펴봐야 할 점은 캠프를 주관하는 어학원이다. 설립한 지 얼마나 오래 됐는지, 캠프 개최 경험은 풍부한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필리핀에서는 5∼6년 전부터 어학원이 많이 생겨났다. 따라서 이때부터 꾸준히 운영해 온 어학원이라면 믿을 만하다.
학부모들이 주로 어학원 홈페이지만 보고 캠프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 홈페이지를 허위로 만들어 놓은 곳이 상당하다. 실제 운영되는 어학원일지라도 시설 사진을 보기 좋게 작업해 놓거나 캠프를 여는 장소가 아닌 다른 고급 리조트의 사진을 무단으로 올려 놓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므로 반드시 한국에 있는 어학원 사무실을 방문하고 담당직원들을 만나 본 뒤 결정하는 것이 좋다.
또 이들 어학원이 필리핀 이민국에서 발급하는 SSP(Special Study Permit)를 받은 업체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SSP는 필리핀 정부가 외국 학생들을 위해 일정한 교육시설과 강사를 보유한 업체에 내주는 일종의 허가서로, SSP가 없는 업체는 모두 불법이다.
원어민 강사들의 출신대학이나 전공, 수학 과외 선생으로 초빙되는 한국인 대학생의 수준 또한 미리 파악해 놓을 필요가 있다.
여행자보험 가입 여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만약을 대비해 환불 규정도 알아둬야 한다. 대부분의 업체는 약관에 일정 액수를 선금으로 내게 하고 계약을 해지하면 위약금을 물도록 하는데, 이때 위약금이 어느 정도인지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 호텔이나 리조트의 일부만 빌려 운영하는 곳은 일반 관광객과 섞여 학습 분위기를 해칠 수 있는 만큼 피하는 게 좋다. 숙소와 공부방이 함께 있는 곳이라면 제격이다.
또 학생이 다쳤을 때를 대비해 인근에 시설 좋은 병원이 있는지, 캠프기간 동안 사고 발생 시 구급처방을 할 수 있는 인력이 동행하는지 등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세부=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도움:필리핀 세부 CIA열린학교·CIA 어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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