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 CEO면접 3~6개월, 임원급도 2개월 이상 소요” [세계닷컴] 최근 유럽에 본사를 둔 외국계 화학회사의 한국지사장이 된 A씨는 채용이 결정되기까지 해외를 오가며 5회 이상의 면접을 치뤄야했다. 국내에서의 인사담당자 면접을 시작으로, 중국에서 아시아-태평양 임원을, 유럽 본사에서 인사담당자 및 임직원들과 이틀간의 인터뷰 후 부사장을 거쳐 최종 CEO와의 면접까지 걸린 시간은 총 6개월이었다.
이와 같이 최근 외국계기업의 CEO를 비롯한 주요기업 임원급 인사 채용에서 면접의 회수가 증가하고 인터뷰내용이 심화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헤드헌팅 전문기업 솔루션(대표 한상훈 www.solution.co.kr)이 2006년 상반기부터 2007년 4월까지 자사가 컨설팅한 36개 국내주요기업과 72개 외국계기업의 CEO를 포함한 임원급 108명의 채용과정을 분석한 결과, 화상면접과 전화인터뷰를 포함하여 면접 회수는 평균 4회였고, 면접기간도 CEO는 3~6개월, 임원급도 평균 2개월 이상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계기업의 경우 해외원정 면접과 본사임원의 국내방문 면접 등 직접인터뷰 사례가 전체의 34%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해외기업이 국내 핵심인재 채용 시 한국내 직접 보고라인을 통해 2~3회 정도 인터뷰 후 채용을 결정했던 것과 비교해볼 때 채용이 결정되기까지 필요한 시간과 이직에 따른 지원자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한편 해외면접까지 치뤘으나 채용에 실패한 경우도 전체 대상자의 17%나 되었다. 이는 면접 회수가 증가하고 심화되면서 전체적인 후보자의 경력 및 장, 단점 등의 사실 확인에 근거한 면접으로 평가되던 것과 달리 지원자의 직무역량 및 행동유형을 객관화하여 평가하고 있고, 또한 이러한 객관화한 평가를 위해 세계유수의 면접 Tool을 갖고 있는 회사에 의뢰하여 분석자료를 보강하는 등 보다 세밀하고 객관화한 면접시스템을 가지고 후보자의 모든 면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평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헤드헌팅 전문기업 솔루션 한상훈 대표는 최근 외국기업의 채용과정에서의 면접회수가 증가하는 이유로 경영구조가 메트릭스화됨으로써 본사의 인터뷰에 앞서 아시아-태평양 담당자 등 실질적인 업무관계자가 늘어난 것과 더불어 면접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면접을 주요한 선발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 조사대상 기업 중 82%에 달했고, 유럽의 경우도 영국기업의 90%, 프랑스 기업의 94%가 동일하게 답했다"며 "주목해야 할 것은 기존에 경력이나 인맥을 내세우는식의 인터뷰로는 핵심인재로 발탁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향후 FTA 체결에 따라 해외기업의 국내인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국계기업의 핵심인재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인터뷰 준비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한국 내 외국인이나 한국인 인사담당자와 인터뷰를 할 경우에는 한국인 후보자들의 태도나 특징, 문화적인 이해가 전제되지만 외국에 거주하는 임원의 경우 지금까지 자신이 인터뷰한 많은 후보자들과 동일 선상에 놓고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 이 경우에 한국인 지원자들은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 근무함으로써 언어의 핸디캡이 덜하고,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후보자들과 비교되는 경향이 있어 채용성공률은 더욱 낮아지게 된다.
따라서 자신의 이력서를 완벽히 숙지하고, 성공스토리가 있다면 반드시 구체적인 사례로서 어떤 전략으로 이런 성공을 이끌었으며, 그 결과는 어땠고 어떤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물론, 영어 구사 등 본인이 글로벌 인재로써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등 열정과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 세계닷컴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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