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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용 비비크림ㆍ고데기…''크로스 섹슈얼'' 이젠 생활이다

입력 : 2007-04-13 12:42:00 수정 : 2007-04-13 12: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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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男의 비밀! 자극적인 ‘이발소 표’ 화장품 냄새를 풍기는 것만으로도 멋 부릴 줄 아는 남성으로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멋쟁이 남성들은 그날 기분이나 날씨에 따라 다른 향수를 뿌리고, 의상의 콘셉트나 분위기에 맞춰 가방이나 모자 등 소품을 챙긴다. 급기야 여성 전유물로 여겨졌던 제품에까지 발을 들여 놓기 시작한 남성들. 크로스 섹슈얼은 이젠 유행이 아닌 생활이다. 세련된 남성으로 거듭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을 엿봤다.
# ‘비비(BB) 크림’ 바르고
요즘엔 ‘비비(BB) 크림’ 정도는 알아야 센스있는 남성이란 소리를 듣는다. 여성들 사이에서 “모르면 간첩”이라는 소리까지 돌고 있는 비비 크림의 원래 이름은 블레미시 밤(Blemish Balm). 피부과에서 여드름이나 뾰루지를 치료한 뒤 얼굴에 붉게 생긴 흠(블래미시·Blemish)을 가리고, 피부 재생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크림이다. 이 때문에 제품 성분에 메이크업 베이스나 파운데이션 등이 어느 정도 포함돼 있다.
이젠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던 비비 크림을 챙겨 사용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 여성보다 피부 손상이 많은 남성들에게 제격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몇 해 전 남성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컬러 로션은 화장한 느낌이 너무 강해 인기가 금세 시들해졌지만, 비비 크림은 피부 색상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줘 거부감이 적다는 게 애용하는 남성들의 평. 최근 모 화장품 브랜드에서는 남성 전용 비비 크림까지 출시했다.

# 고데기로 나만의 헤어스타일을
TV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는 남성 연예인들은 시기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헤어스타일로 치장하고 나온다. 이는 연예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최초의 이미지 컨설턴트인 존 T 몰로이는 저서 ‘성공하는 남자의 옷차림’에 “여성들은 최신 유행의 헤어스타일을 한 남성에게 호감을 느낀다”고 적고 있다. 이젠 화장품에 이어 헤어 기기도 남성들의 뷰티 아이템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요즘은 여성스러운 헤어스타일 연출에 필요한 ‘고데기’도 남성들의 필수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바비리스(www.babyliss.com)의 박정희 차장은 “요즘 남성 연예인들이 즐겨 하는 바람머리나 삐침머리는 단순히 젤이나 헤어 제품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데기를 쓰는 것”이라며 “고데기는 두꺼운 직모나 지저분한 곱슬머리가 많은 남성들에게 오히려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데기를 고를 때에는 열판이 가늘고 온도 조절이 가능한지 살펴보고 모발 손상이 작은 제품을 골라야 한다.
# 보정 속옷으로 뱃살도 감춘다
남성들도 예쁘고 잘 정돈된 몸매를 가꾸기 위해 밤낮없이 운동에 매달린다. 하지만 헤어스타일이나 피부 관리보다 더 어려운 것이 몸매 만들기다. 딱히 운동할 시간도 부족한 남성들은 급기야 보정 속옷에까지 손을 뻗쳤다.

남성용 보정 속옷 중엔 니퍼(nipper)가 가장 인기다. 니퍼는 원래 여성들의 허리를 가늘고 날씬하게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속옷이다. 운동으로도 쉽게 잘 빠지지 않는 뱃살을 감춰 주는데, 흔히 말하는 복대의 일종이다.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탄력 있는 소재로 뱃살을 압박하는 것이니, 그 옛날 여성들이 코르셋(corset)을 입느라 느꼈던 고통을 요즘 남성들은 자청해 겪고 있는 셈이다.
남성 보정속옷 브랜드 스큄(www.squeem.co.kr)의 이광준(51) 사장은 “뱃살이 생기기 시작하는 30·40대가 가장 많이 찾고, 때로 선이나 소개팅을 앞둔 남성들도 꽤 찾는다”고 말했다. 보정 속옷은 혈액순환에 방해되지 않고 피부에 자극적이지 않은 소재인지 따져보아야 한다.
# 손·손톱 관리까지 받아야 멋쟁이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에 빠진 국내 여성들은 얼마 전 방한한 웬트워스 밀러(석호필)의 외적 매력을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한다. 신비한 매력의 눈빛과 예쁜 두상, 그리고 가늘고 긴 손가락. 꼭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깔끔하게 정리돼 부드러운 손을 지닌다는 것은 꽤 기분 좋은 일이다. 이 같은 이유 때문인지 요즘 네일숍을 찾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직장인 김기홍(26)씨는 “처음엔 여자 친구의 손에 끌려 어쩔 수 없이 손톱과 손 관리를 받았는데 이젠 회원권을 끊어서 한 달에 몇 번씩 정기적으로 찾게 됐다”며 “요즘엔 스트레스가 쌓일 때에도 손톱과 손 관리를 받는데, 한 달 무제한 이용권이 있는 가게가 훨씬 경제적이라는 점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남성은 여성과 달리 손톱에 색상을 입히지 않고, 각질 제거나 손톱 표면 정리 등 기본적인 관리를 주로 받기 때문에 비용이 그다지 들지 않는다고 한다.
호감 가는 외모가 개인 경쟁력인 요즘, 여성의 패션·뷰티 영역에 발을 디딘 남성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 같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사진: 바비리스 (www.babyli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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