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他인종간 금혼법 위헌 40주년… 美사회 ''色의 경계'' 허물다

입력 : 2007-03-13 16:52:00 수정 : 2007-03-13 16: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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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지난해 흑인과 결혼 1960년 비해 8배나 증가 올해로 미국 대법원이 백인과 다른 인종 간의 결혼을 금지한 법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린 지 40주년을 맞이했다.
미 일간 시카고 트리뷴은 12일 백인과 다른 인종 간 결혼금지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러빙 대 버지니아’ 판결 40주년을 맞아 그동안 인종 간 결혼이 급증했으며, 이를 금기시하던 사회적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비영리단체인 ‘현대가정위원회(CCC)’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 다른 인종이 결혼한 건수는 30만건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미 인구조사국의 2000년 인구 조사 결과 다른 인종 간 결혼은 무려 266만9558건에 달할 정도로 늘어났다. 1960년 백인과 흑인이 결혼한 건수는 5만5000건이었지만 지난해엔 44만건으로 무려 8배 이상으로 늘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마이클 J 로젠펠드 스탠퍼드대 교수(사회학)는 인종 간 결혼이 증가한 배경으로 이민자 유입이 늘어나고 결혼 연령이 늦어진 것 등을 꼽았다.
다른 인종 간 결혼에 대한 미국 사회의 시선도 부드러워졌다. 미국의 ‘일반사회조사(GSS)’ 결과에 따르면 인종 간 결혼을 금지한 법에 대해 찬성한다는 비율은 1972년 39%에 달했지만 2002년엔 10%로 줄어들었다. 법이 바뀌면서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도 변한 것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백인이 흑인과 결혼한 비율이 과거에 비해 늘긴 했지만 아시아인 등과 결혼한 비율에 비하면 아직도 ‘흑·백 간의 보이지 않는 벽’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보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2005년 백인과 아시아인의 결혼 건수는 75만5000건이었으며, 백인과 중남미계가 결혼한 경우는 무려 175만건에 달했다.
◆‘러빙 대 버지니아’ 판결=1958년 스물 네살이던 백인 남성 리처드 러빙은 여섯 살 연하의 흑인 여성 밀드레드 지터와 사랑에 빠져 워싱턴에서 결혼식을 올렸지만 고향인 버지니아주로 돌아온 다음날 새벽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버지니아주 등 27개 주는 백인과 다른 인종의 결혼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러빙 부부에겐 징역 1년형이 선고됐다.
러빙 부부는 워싱턴으로 이사한 뒤 1967년 4월 미 대법원에 인종 간 결혼을 금지한 법에 대한 위헌소송을 냈다. 미 대법원은 같은 해 6월 인종 간 결혼을 금지한 법은 위헌이라는 역사적인 판결을 했다.
김보은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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